법사위가 국회 위?…내란재판부 제동에 법사위 ‘옥상옥’ 논란
‘대장동 항소포기’ 검사 고발·조희대 청문회…반복되는 與 법사위 독주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연내 입법을 목표로 밀어붙이던 내란전담재판부 신설이 당내 반발에 부딪혀 급제동이 걸렸다. 당초 9일 본회의 상정을 추진했으나, 민주당은 의원총회 논의 끝에 법안 처리를 일단 보류하고 각계 의견을 우선 수렴하기로 했다. 추진 초기부터 제기돼온 '위헌 소지' 논란이 커지자 일단 '속도조절'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당내 비판의 화살은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향하는 분위기다. 정치권 안팎의 반발이 큰 사안임에도 법사위가 당내 충분한 조율 없이 '졸속 추진'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추미애 법사위원장 체제에서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지도부의 신중 기조와 결을 달리하는 결정을 반복하면서, 법사위 독주를 둘러싼 당내 불만이 누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법사위는 지난 3일 전체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전날 열린 민주당 의총에서 이를 두고 의원들의 불만이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지적의 핵심은 크게 '위헌 소지'와 '졸속 추진'으로 나뉜다. 민주당이 내란재판부 추진 의사를 밝힐 때부터 위헌 논란은 꼬리표처럼 따라 붙은 바 있다. 내란재판부 판사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법원 바깥의 외부 기관이 참여하는 것은 헌법이 정한 삼권 분립 제도와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어서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피고인 등을 중심으로 헌법소송이나 법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이 제기될 경우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재판이 멈출 가능성이 크다. 내란재판부 설치가 위헌으로 판단되면 여기서 진행한 재판 절차는 무효가 된다.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한 각종 재판이 지연되거나 무산되고, 국민적 신뢰도 크게 무너질 수 있는 셈이다.
민주당도 이를 의식해 추 의원이 내란·외환 관련 형사재판에 대해선 예외적으로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있어도 재판을 중단하지 않도록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헌재는 이 역시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민주당이 당초 법안을 법사위에 올리기 전에 의총에서 충분히 합의하고, 위헌 소지를 최소화하려 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언론은 물론 각계각층에서 반대하고 비판하는 사안을 굳이 성급히 추진해 당이 고립될 이유가 있냐는 것이다. 이 같은 반대 의견에도 법사위가 추가 의총 전에 단독으로 처리에 속도를 냈다는 점에서 당내 불만이 확산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추미애 "민주당이 '쫄아서' 훅 가려해"
문제는 법사위의 이 같은 독주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여당 법사위원들은 지난달 20일 지도부와 상의를 거치지 않은 채 '대장동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해 뭇매를 맞았다. 당시 김병기 원내대표는 불쾌감을 표시하며 "뒷감당은 법사위에서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해외 순방 도중 일어난 돌발 행동이었다는 점에서 정부의 해외 순방 성과를 가린다는 비판도 나왔다.
지난 9월 법사위 주도로 추진된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증감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 과정도 비슷했다. 민주당 법사위 위원들은 법사위원장에게 국회의장보다 더 강한 고발권과 수사 연장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으로 법안을 무리하게 수정·상정했다가, 당 안팎의 반발과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동에 부딪혀 하루 만에 두 차례나 수정안을 고쳐내기도 했다.
이 밖에 같은 달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 추진도 당 지도부가 사전에 보고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도부 패싱' 논란이 일었다. 여권 관계자는 "지도부가 법사위에 신중한 행보를 여러 차례 주문했지만 통제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추 의원은 당 안팎의 우려에도 강행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날 김어준씨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도 (이 소란에) 너무 '쫄아서' 훅 가려고 한다"며 "이 법은 일찌감치 (내란 재판 관련자들에 대한) 영장이 기각당하고 지귀연이 (윤 전 대통령을) 석방시켜 버리고 할 때부터 특별한 재판부가 필요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로펌을 포함한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위헌 소지를 최소화하고 재차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당 지도부는 내란재판부 설치법 등을 이달 내에 처리하겠다는 계획엔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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