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용여가 극찬한 ‘이 호텔’ 뷔페, 성공 비결 ‘이것’에 있었다[인터뷰]
신라호텔 총지배인 거치며
‘고객 경험 우선’ 가치 배워
5성급 호텔 최고경영자로
카이막빙수 등 F&B 특화
중식당 호빈 미쉐린 1스타
‘뷔페의 신’ 신종철도 영입
식음매장 매출 수직 상승

서울 신라호텔에 재직 중이던 2013년, 객실 리모델링으로 새롭게 설치될 미니바를 놓고 주요 임원들이 늦은 저녁에 모였다. 참석자들 저마다 첫 눈에 의견을 냈는데, 호텔신라 사장은 꼼짝하지 않고 샘플 가구 앞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두 시간여가 지나고 새벽 1시가 다 돼서야 입을 뗀 사장은 고객 입장에서 문이 열리는 각도, 조명의 밝기, 경첩 소리 등이 어때야 하는지 세 시간 동안 회의를 이어갔다. 조 대표는 지금도 휴대전화에 당시 사장이 샘플 앞에 쭈그려 앉아있는 사진을 부적처럼 넣어 놨다. 최근 출간한 책 ‘디테일리즘’(세이코리아)에도 이 일화와 사진을 실었다. 출간을 기념해 서울 장충동 앰배서더 서울 풀만에서 매일경제와 만난 조 대표는 “그때 디테일에 대한 집착은 고객에 대해 당연히 가져야 할 깊은 이해와 배려의 태도라는 통찰을 얻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1989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삼성생명에서 13년, 2002년 호텔신라로 옮겨 서울·제주 신라호텔에서 18년간 총지배인(전무)까지 역임했다. 그룹으로 입사한 뒤 계열사로 배치되던 시절, 1·2·3지망을 전부 호텔신라로 적어냈을 정도로 호텔리어는 연봉도 높고 선망의 직업이었다. 이부진 현 사장이 2001년 호텔신라 기획부장으로 부임하며 내부 개혁으로 관계사 인력을 수혈할 때 호텔로 옮길 기회를 잡았다. 책에는 그때부터 지금까지의 경험담을 실었다.
조 대표에게 호텔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살아 있는 경영의 실험실’이다. 적재적소 인재술, 전염병과 외교 갈등에 취약한 위기관리, 완벽한 고객 경험에서 시작하는 브랜딩 등을 모두 경험했다. 예컨대 2015년 제주 신라호텔 총지배인 시절 14일간 호텔 폐쇄까지 감행했던 메르스 유행은 한 달 만에 체중 6kg이 쏙 빠졌을 정도로 힘든 위기였다. 영업 재개 전 조 대표는 확진자가 3박4일 머물렀던 객실에서 직접 하룻밤을 보내며 불안한 직원 여론을 달랬다고 한다. 다행히 성공적인 방역 조치는 호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직원을 스타로 만든다’는 전략도 적극 활용했다. 신라호텔·JW메리어트 등의 주방장 출신인 ‘뷔페의 신’ 신종철을 총주방장으로 영입했고, 방송 출연까지 독려했다. 조 대표는 “더 이상 전문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해야 인정받을 수 있는 시대”라며 “고객 접점이 크고 중요한 서비스업에서는 소통 능력이야말로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비슷한 예로 호텔 조식 뷔페에선 달걀 요리 담당에 항상 고참 조리사를 배치시키도록 지시한다. 고객과 대면할 일이 많을수록 자연스럽고 친근한 소통이 중요해서다. 신 총주방장은 올해 인기 드라마 ‘폭군의 셰프’ 자문을 맡고, 유튜버로 인기몰이를 한 배우 선우용여의 채널에도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올해 호텔 식음업장 매출이 수직 상승한 건 이 같은 전략의 힘이다.
조 대표와의 인터뷰가 진행된 앰배서더 서울 풀만 16층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은 서울 남산타워를 올려다보며 북한산 전경까지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명당이다. 1955년 이 자리에서 19개 객실을 갖춘 ‘금수장’으로 시작해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국내 최장수 호텔의 터다. 조 대표는 “민영 숙박업으로 그 세월을 버텨온 것이 우리 호텔의 경쟁력”이라며 “스타 직원들이 생기고 매출 등 지표도 좋아진 만큼 고객 서비스 역량과 내실을 더 다지는 새해를 만들겠다”고 했다.
조 대표는 또 호텔 업계에 관해선 “아직 코로나19와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 탓에 순이익 등 경영 환경이 좋지만은 않다”며 “고용 유발 계수가 높은 호텔업에 대한 정부의 세제 혜택, 외국인 고용 시 취업 비자 완화 등의 지원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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