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머스크의 예언이 한국에 더 뼈아픈 이유

한희라 2025. 12. 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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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한 투자포럼에서 "미래에는 돈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태양광은 해가 뜨는 시간 외에는 전력을 생산할 수 없고,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계해도 대응 가능한 시간은 4~8시간에 불과하다.

그러면서 원전·재생·수소·ESS를 결합한 '탄소프리 포트폴리오'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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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한 투자포럼에서 “미래에는 돈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의 논리는 단순하다. AI와 로봇 기술이 고도화되면 물건과 서비스가 거의 무한에 가깝게 공급되는 ‘초(超)풍요 시대’가 열리고, 희소성이 사라진 상품을 사고파는 데 굳이 돈이 필요 없게 된다. 대신 AI와 로봇을 움직이는 데 필수적인 ‘에너지’만이 유일한 희소 자원이 된다는 주장이다.

AI가 폭발적으로 확산한 뒤로는 “전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가 모든 산업 전략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전력은 생활·산업 인프라 차원을 넘어 국가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 자원으로 부상했다.

새 정부는 ‘경제성장전략’으로 AI 3대 강국 도약을 전면에 내걸었다. 자원 빈국인 한국이 글로벌 최강국으로서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영역이 AI이며,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국내 기술 역량이 결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문제는 에너지다. 정부는 동시에 탈탄소·탈석탄 중심의 “에너지 시스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탄소 감축 속도보다 훨씬 더 빠르게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두 목표를 어떻게 병행할지가 물음표다.

AI 데이터센터는 전력을 ‘24시간 내내 일정하게’ 필요로 한다. 그러나 태양광은 해가 뜨는 시간 외에는 전력을 생산할 수 없고,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계해도 대응 가능한 시간은 4~8시간에 불과하다. 풍력 역시 계절과 기후 조건에 따른 간헐성이 크다. 재생에너지가 AI 수요의 ‘기저전원’이 되기 힘든 이유다.

그래서 이 지점에서 원전이 거론되곤 한다. 탈탄소가 곧 탈원전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 둘을 모호하게 뒤섞어 헷갈리게 한다. “대형원전 건설에는 15년이 걸린다”며 신규 원전 건설을 사실상 유보하는 한편, “재생에너지 확대가 곧바로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그 와중에 현실적 전력 수요 때문에 고리 2호기 수명 연장을 결정하는 등 정책 일관성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마치 “따뜻한 냉면”을 요청하는 듯한 모순적 메시지다. 산업계에서 “예측 가능한 정책”을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선진국들은 원전을 새롭게 바라보고 있다. 친환경을 포기해서가 아니다. AI 산업을 위한 전력 공급 확보와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동시에 잡을 현실적 해법으로 보기 때문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역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AI 잠재력은 크지만 결정적 약점은 에너지”라고 강조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한국 에너지정책 리뷰’에서 한국은 지형적 제약으로 재생에너지 확대가 쉽지 않고, 주변국과 전력망이 연결돼 있지 않아 전력을 사고팔 수도 없다는 한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전·재생·수소·ESS를 결합한 ‘탄소프리 포트폴리오’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는 분명 미래지향적 전략이다. 그러나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할 구체적 전략은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 특히 이를 뒷받침할 원전에 대한 정부 입장이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금 우리가 집중해야 할 논점은 ‘탈원전이냐 아니냐’의 이분법이 아니다. 전력 안보와 친환경성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 조합을 찾는 것이야말로 한국 에너지정책의 ‘추구미(追求美)’가 되어야 한다.

한희라 정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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