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에도 K조선 이식합니다”…조선업 8년새 90배 커지는 인도
중동·남미 이어 생산거점 확대 포석

HD현대는 최근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마두라이에서 M K 스탈린 주총리, TRB 라자 주 산업부 장관, 최한내 HD한국조선해양 기획부문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신규 조선소 건설에 관한 배타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양측은 예상 투자액, 향후 지분 구조 등은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수조 원 단위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인도 매체 비즈니스 스탠더드는 이번 프로젝트 규모가 20억달러(약 2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사업은 HD현대가 추진해 온 해외 생산기지 확장 전략과 맞닿아 있다. 현재 합작 조선소를 짓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생산을 재개한 필리핀, 공동 생산을 시작한 페루에 이어 인도에도 생산 거점을 확대하면서 HD현대의 해외 생산 네트워크는 동남아·중동·남미에 이어 인도~대서양 항로까지 확장하는 형태를 띠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도 진출이 단순한 신규 시장 공략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에 맞춘 전략적 조치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미·중 갈등 장기화로 탈중국 기류가 확산하는 가운데 HD현대가 인도를 새로운 제조 거점으로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인도 정부도 조선·해운 산업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인도는 ‘마리타임 암릿 칼 비전 2047’을 통해 세계 5위 조선·해운 강국 도약을 추진하며 기존 조선소의 증설과 신규 조선소 건립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타밀나두·구자라트·안드라프라데시 등 5개 주가 신규 조선소 후보지로 지정됐고 특히 타밀나두주는 인센티브 제공과 인력 양성 계획을 제시하며 HD현대 유치에 공을 들였다.

이번 투자가 현실화할 경우 조선소 건립과 연계한 기자재 공급망 구축, 인력 수요 확대 등 지역 산업 기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도 현지 언론은 조선업이 제조업 가운데 고용 파급효과가 큰 산업으로 분류된다고 전했다. 조선업은 ‘고용 승수’가 약 6배 수준에 달하는 산업으로 평가된다며 직접 고용 1명이 부품·설계·용접·물류 등 연관 산업에서 여러 일자리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점을 강조했다.
시장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현재 약 9000만달러 수준인 인도 조선 시장은 2033년까지 81억달러로 약 90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HD현대는 선제적 투자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최 기획부문장은 “HD현대는 올해 창립 이후 누적 5000척의 선박을 인도했고 이는 세계 조선업계에서 보기 드문 기록”이라며 “베트남,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에너지와 재능이 넘치고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인도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소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HD현대는 이달 초 인도 국방부 산하 국영기업인 BEML과 ‘크레인 사업협력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HD현대는 BEML과 설계·생산·품질 검증 등 크레인 제작 전 과정에서 협력하고 향후 인도 현지 조선소에 골리앗 크레인과 집 크레인까지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HD현대는 지난 7월 인도 최대 국영 조선사인 코친조선소와 협약을 체결하고 설계·구매 지원, 생산성 향상, 인적 역량 강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협력 범위를 함정 사업으로도 확대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인도는 조선산업에 대한 정부의 육성 의지가 강해 성장 가능성이 기대되는 시장”이라며 “인도와의 조선·해양 분야 협력을 지속 확대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가 신규 조선소 건설을 통해 글로벌 거점 다변화에 나서는 가운데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사들 역시 생산 거점 다변화와 해외 네트워크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를 통해 한국 기업 최초로 북미 방산 시장을 직접 공략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9월 인도 북서부에 있는 스완조선소와 ‘조선·해양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지난해 7월 중국 ‘팍스오션’, 올해 8월에는 미국 ‘비거마린 그룹’과 전략적 사업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해 지속 가능한 사업 체계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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