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관회의조차 내란재판부·판사처벌법 반대, 與 즉시 철회를

조선일보 2025. 12. 9. 00:2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8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전국법원장회의에 이어 일선 판사들이 모인 전국법관대표회의도 내란 전담 재판부, 법 왜곡죄 등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이는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법관회의는 8일 회의를 열고 이들 법안에 대해 “위헌성에 대한 논란과 함께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며 “신중한 논의를 촉구한다”고 했다. “위헌성이 크다”는 전국법원장회의의 발표에 이어 일선 판사들도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이다.

민주당은 계엄 사건을 맡은 1심 판사를 압박하기 위해 헌법에 없는 ‘내란재판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또 ‘법 왜곡’이란 명목으로 민주당 맘에 들지 않는 판사 검사들을 처벌할 수 있는 법도 밀어붙이고 있다.

전국법관회의는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등 특정 성향 법관들이 주도하는 기구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민주당의 사법부 압박에 대해서도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법원의 독립성 보장을 촉구하는 안건을 부결시켰다. 그래서 정부·여당에 보조를 맞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따라서 이날 법관회의의 반대는 이례적이다. 당초 내란 재판부와 법 왜곡죄 문제는 회의 안건에 없었으나 “논의의 시급성에 비추어 위헌성에 대한 의견 표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현장에서 강하게 제기돼 상정·가결됐다고 한다. 이들이 볼 때도 민주당의 위헌적 폭주가 도를 넘어섰기 때문일 것이다.

법관회의는 민주당이 강행하는 다른 사안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국회 추천 인사를 참여시키는 법관 평가제에 대해 “단기적 논의나 사회 여론에 따라 성급하게 추진해선 안 된다”고 했다. 대법관 증원 등 상고심 개편에 대해선 “충분한 공감대와 실증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사실심을 약화시키면 안 된다”고 했다. 법원행정처가 그동안 국회에 밝힌 신중론과 같은 내용이다.

대한변호사협회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내란재판부와 법왜곡죄 문제에 대해 “사법부 독립은 국민이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최후의 보루”라며 “그 어떤 명분으로도 훼손돼선 안 된다”고 했다. 민주당의 입법 폭주에 대한 우려가 법원을 넘어 법조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여권 일각에서도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이날 의총을 열고 해당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이 논의하는 것은 법무부 장관의 재판부 추천 조항 등 지엽적인 위헌 요소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에 근거 없이 특별법원을 설치하고 자신들 성향에 맞는 법관을 골라 재판을 맡기겠다는 법안 자체가 명백한 위헌이다. 문구 일부가 아니라 법안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 민주당은 정략적 목적을 위해 법치국가의 기본 틀을 무너뜨리지 말라.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