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평가원 죽도록 미웠는데…” 수능 망친 수험생 위로한 평가원 직원

박선민 기자 2025. 12. 8. 20: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에서 종로학원 주최로 열린 '2026 정시 합격 가능선 예측 및 지원전략 설명회'에서 학부모가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직원이 ‘5수’ 도전을 밝힌 수험생의 메시지에 직접 위로와 응원의 답장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8일 온라인상에는 2026학년도 수능 수험생과 평가원 직원이 나눈 인스타그램 메시지 대화가 확산했다. 이 대화에는 지난 5일 평가원 직원이 4수 수험생에게 위로를 건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보면, 수험생은 평가원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 네 번의 수능은 그대에게 패배했지만 다섯 번째 도전은 이기고 말 것이오. 목 닦아 놓고 기다리길”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4수를 했지만, 올해 수능에서도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해 5수를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자 자신을 홍보실 담당이라고 밝힌 평가원 직원은 “저도 과거 재수를 했다. 평가원이 죽도록 미웠고, 결국 원하던 대학에 가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세월이 흘러 제가 그렇게 욕하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직원이 됐다”며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지금은 힘드시더라도 이겨내시고 한 발 더 나아가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꼭 건승하시길 기원한다. 고생 많으셨다”고 했다.

평가원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안타까운 마음에 개인적으로 답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5수 의지를 밝힌 수험생에게 평가원 직원이 보낸 답장. /온라인 커뮤니티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본 네티즌들은 “진심이 넉넉히 전달되는 위로로 느껴진다” “절망의 순간에 저런 위트를 발휘한 수험생에게 박수를 보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평가원에게 수능 관련 토로를 했다가 비슷한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는 네티즌들도 다수 있었다.

한편 올해 수능 영어 영역의 1등급 비율은 3.11%로,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4% 이내에 들면 1등급을 받는 상대평가 과목과 비교해도 비율이 낮았다.

이에 평가원이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평가원은 지난 5일 보도자료를 내고 “절대평가 체제에서 요구되는 적정 난이도와 학습 부담 완화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수험생, 학부모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금번 영어 문항에 대한 분석뿐 아니라 출제 및 검토 과정을 다시 한 번 면밀히 점검하겠다”며 “특히 난이도 조정 절차, 현장 교사로 구성된 검토위원의 역할 강화, 출제 및 검토위원의 역량 강화 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또 “학교 현장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사교육 연관성을 배제하면서도 학교 교육의 범위 안에서 문제 출제가 이루어지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수험생 여러분이 공정하고 예측 가능한 평가 환경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교육부는 같은 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영어 영역이 절대평가임에도 불구하고 난도가 높아 체감 부담이 컸다는 수험생과 학부모, 학교 현장에서 제기된 우려의 목소리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번 사안을 계기로 수능 출제·검토 전 과정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즉시 시행할 것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