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 갑상선암에 해조류 섭취가 미치는 영향

갑상선암은 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암 중 하나이며, 여성 발생률이 높다. 비교적 예후가 좋은 '착한 암'이나 치료 후에도 재발 위험 때문에 식단 관리는 환자들에게 큰 관심사이다. 그중에서도 해조류 섭취는 늘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 미네랄은 요오드이다. 요오드가 부족하면 갑상선 호르몬 생산이 줄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만성 결핍은 갑상선종을 유발하기도 한다. 문제는 요오드를 과다 섭취하면 오히려 갑상선의 자가면역 반응을 유발하거나 갑상선 기능에 혼란을 주어 기능 항진증이나 저하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인에게 해조류는 요오드 주요 공급원이다. 미역국, 김밥, 다시마 육수로 요오드를 쉽게 섭취하고 있다. 해조류에는 요오드 외에도 식이섬유와 폴리페놀 등의 강력한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다. 이 성분은 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염증을 억제하며, 암세포의 성장 및 전이를 억제하는 항암 작용을 한다.
특히 최근 역학연구에서는 해조류를 주 5회 이상 섭취한 그룹은 주 1회 미만 섭취한 그룹에 비해 갑상선암 유병률이 58% 낮았고, 섭취 횟수가 늘어날수록 유병률이 감소하였다. 이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요오드 함유 식품의 종류에 따라 갑상선암 발생 위험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요오드 섭취가 적절할 때 갑상선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고농도의 요오드 섭취는 양날의 검이다. 요오드 섭취가 극도로 부족한 지역이나 극도로 많은 지역에서는 모두 갑상선암의 특정 유형(예: 유두암) 발생률이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한국처럼 요오드 섭취량이 높은 국가에서는 과도한 섭취가 갑상선 세포의 스트레스를 높여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세계보건기구가 권장 성인 하루 요오드 섭취량은 150ug이지만, 한국인 평균 섭취량은 1000ug 이상일 때가 많다.
결론적으로 갑상선암 발생 측면에서 해조류 섭취는 적정량이 가장 중요하며, 식습관에서는 요오드 과다 섭취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
갑상선암 환자, 특히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는 환자에게 해조류 섭취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 성공률을 높이려면, 치료 전 1~2주 동안 저 요오드 식단을 엄격히 유지해야 한다. 이 시기에는 해조류와 어패류, 요오드 소금, 가공식품의 섭취를 철저히 금지해야 한다. 치료가 끝난 후, 환자는 다시 일반적인 식단으로 돌아가게 된다.
갑상선 기능이 안정되고 재발 위험이 낮은 상태라면, 해조류를 적절히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이로울 수 있다. 다만 매일 미역국을 먹는 습관은 피하고, 요오드 함유 식품 총섭취량을 고려하여 섭취 빈도와 양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주치의나 영양사와 상담하여 개인의 갑상선 기능 상태, 재발 위험도 등을 고려한 맞춤형 식단을 세우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갑상선암 관리에 있어 해조류는 일률적으로 '좋다' '나쁘다' 단정 지을 수 없다. 치료 단계와 갑상선 상태에 따라 그 역할이 극단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갑상선과 해조류의 관계를 가장 잘 설명해준다. 건강한 갑상선을 위한 핵심은 균형이며, 특히 갑상선암 환자라면 의료진 조언에 따라 요오드 섭취를 현명하게 조절해야 한다.
/최순민 한림병원 갑상선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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