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항 땅 팠더니 “전례 없는 유적”…일제 철도역·철로 흔적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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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후보인 부산항 1부두는 우리가 몰랐던 20세기 근대 문화유산의 보고였다.
이번 발굴 조사는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의 일부로 한국 근대 항만시설의 원조인 부산항 1부두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해온 부산시가 역사적 가치를 파악하기 위해 의뢰한 것으로, 1부두 전체 면적 2만4천㎡ 중 20%에 해당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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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후보인 부산항 1부두는 우리가 몰랐던 20세기 근대 문화유산의 보고였다. 부두의 콘크리트 바닥 아래엔 1910~1950년대 일제와 미군이 만들고 확장한 철도역과 철로, 플랫폼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 안에서 일본군의 칫솔, 미군의 군화, 일제와 미제 맥주병, 일본인들이 쓰던 변기, 식기 등 근대 생활 유물도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이는 지난 9월부터 이달 초까지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인 부경문물연구원이 현재 1부두 서쪽의 옛 국제여객터미널 자리와 그 인근 터 4450㎡의 콘크리트층을 걷어내고 아래 지층 속을 발굴 조사한 결과다. 이번 발굴 조사는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의 일부로 한국 근대 항만시설의 원조인 부산항 1부두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해온 부산시가 역사적 가치를 파악하기 위해 의뢰한 것으로, 1부두 전체 면적 2만4천㎡ 중 20%에 해당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성과는 100여년 전 일제가 처음 만들고 70여년 전 한국전쟁 때 미군이 이어받아 확장하고, 전후 정부가 추가로 시설을 덧댄 부산항 1부두 옛 시설물의 변모한 자취가 유물과 함께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데 있다. 특히 일제가 1912년 처음 1부두 시설을 건립해 조성할 당시 경부선과 연결한 항만 철도의 레일 침목과 ‘잔교역’이라고 불리며 1962년까지 부두에 존재했던 철도 역사의 흔적, 일본 시모노세키와 조선을 오간 관부연락선의 접안시설 등의 윤곽이 생생하게 남아 이후 1950년대 한국전쟁 시기까지 쓰인 자취가 확인됐다.
연구원에 따르면, 깊이 1m~2m30㎝ 정도로 굴착해 피난유산의 시기에 해당하는 1950~1953년 미군 활용 유적 중심으로 조사하던 중 이전부터 활용했던 일제강점기 철도역, 접안시설 등이 대거 드러났다. 발굴 실무를 맡은 김기민 수석연구원은 “1963~1972년 운영했던 종합어시장(자갈치어시장의 전신)의 흔적과 1970년대 건립돼 1992년 철거된 대형 창고의 기초시설까지 80여년의 역사를 망라할 수 있는 유적들이 층위별로 모두 확인된다는 점이 특징적”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1부두의 항만시설과 1970년대 세운 기존 창고 등을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피난수도 유산의 일부로 포함시키되 원형 리모델링 작업을 벌여 국제 창업 허브 공간을 만들겠다는 방침을 지난해 확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발굴로 20세기 초 항만시설이 국내 처음 실체를 드러냄에 따라 유적 보존과 리모델링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 심의를 맡은 정의도 부산국가유산위원회 기념물 분과 위원장은 “국내에서 20세기 근대기 토목 항만 유적을 이렇게 집중적으로 발굴한 것은 처음이고, 나온 유적과 유물도 전례를 찾을 수 없는 만큼, 시민들과 공유하고 세계유산의 가치를 부각시키도록 보존·복원·활용 방안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국가유산위원회는 오는 24일 회의를 통해 관련 사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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