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구 1채뿐인데 안된다고?"… 문턱 높인 LH 전세임대 기준에 곳곳 반발

박상길 2025. 12. 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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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성북·서대문구에 걸쳐 40여개의 원룸·투룸을 보유한 임대인 A씨는 33가구를 LH 전세임대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LH가 전세임대 주택 심사 기준을 강화하면서 A씨는 내년부터 이 지역에서 전세임대 사업을 이어갈 수 없게 됐다.

LH가 새롭게 적용하는 기준의 핵심은 전세보증 가입 건수가 10건을 넘는 개인 임대인의 전세임대 사업 참여을 제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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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임대주택 심사기준 강화에 임대사업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아이클릭아트 제공]


서울 은평·성북·서대문구에 걸쳐 40여개의 원룸·투룸을 보유한 임대인 A씨는 33가구를 LH 전세임대로 운영하고 있다. 이 지역은 저소득층과 청년층이 많이 살아 LH 전세임대 수요가 특히 높은 곳이다.

하지만 LH가 전세임대 주택 심사 기준을 강화하면서 A씨는 내년부터 이 지역에서 전세임대 사업을 이어갈 수 없게 됐다.

A씨는 "지금까지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도 없었고 세입자들과의 관계도 원만했는데, 세대 수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LH 전세임대사업 참여가 막히는 건 부당한 낙인효과"라고 토로했다.

내년 1월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세임대 지원가능주택 심사 요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사업 참여 대상에서 제외되는 임대사업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기존에는 보증사고로 채무가 완제되지 않은 '불량' 임대사업자만 제한됐지만 앞으로는 채무가 완제되지 않은 임대사업자뿐 아니라 전세보증보험 가입 건수가 일정 수준이 넘는 개인 임대인도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사업 참여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임대인의 반복되는 채무 미변제를 차단한다는 조치지만, 임대사업자들은 "기준이 지나치다"며 반발하고 있다.

LH가 새롭게 적용하는 기준의 핵심은 전세보증 가입 건수가 10건을 넘는 개인 임대인의 전세임대 사업 참여을 제한하는 것이다.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했더라도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해 보증사고가 반복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단순 보증 가입만으로는 임대인의 위험도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보증사고 예방과 공급 물량 유지 사이에서의 절충안을 내놓은 것이지만, 임대인들의 반발은 거세다. 특히 다세대·다가구 주택 한 채를 보유한 임대인도 기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도 논란이 된다. 수도권 다세대 주택의 경우 한 건물에 10~12가구가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라, 보증가입 건수를 기준으로 하면 건물 한 채를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도 고위험군으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인 임대사업자에 대한 전면 참여 금지도 논란의 대상이다.

LH는 이번 개편에서 법인 소유 임대주택의 전세임대 사업 참여를 전면 차단하기로 했다.

전세사기 사건에서 명의 분산이나 법인 활용 사례가 자주 확인됐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하지만 서울과 수도권에서 법인 임대인을 배제하면 임대주택 공급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강희창 한국임대인연합회장은 "전세 미반환 사고를 임대사업자 탓으로만 보는 건 오류"라며 "정부발 역전세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확한 원인 파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전세임대 규제는 주거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며 정교한 심사체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 부동산금융자산학과 교수는 "임대건수 10건 이상 임대인을 대상으로 전세임대 심사 기준을 강화하면, 임대 시장에서 공급자 역할을 해온 법인 소유 주거 상품들이 타격을 받아 공급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서민층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는 다세대·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 공급이 위축되면 전세난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상길 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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