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 빠진 독 물 붓기’ 실손보험 손해율 119%, ‘10대 비급여’가 3조 삼켰다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5. 12. 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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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이 비급여 항목의 무분별한 팽창으로 인해 만성적인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 나아가 김 연구위원은 "과잉 공급이 빈번한 비급여 항목을 건강보험의 '관리급여'로 전환해 가격과 진료 기준을 통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비급여를 시장 자율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 가격 상한선이나 진료 횟수를 규제해야만 실손보험의 붕괴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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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구원 정책과제 세미나
4세대 실손 손해율 147% 육박
상위 10대 비급여가 30% 달해
“건강보험 ‘관리급여’ 도입하고
허위청구·이중수급도 막아야“
8일 보험연구원이 주최한 정책과제 세미나에서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보험연구원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이 비급여 항목의 무분별한 팽창으로 인해 만성적인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잉 진료를 막겠다며 야심차게 도입한 4세대 실손보험마저 손해율이 140%를 넘어섰다.

8일 보험연구원이 개최한 ‘공·사 건강보험 상생을 위한 정책과제’ 세미나에서 김경선 보험산업연구실 연구위원은 올해 3분기 기준 전체 실손보험(1~4세대)의 위험손해율이 119.3%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손해율 119.3%는 보험사가 가입자로부터 보험료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119.3원을 내줬다는 뜻이다. 사업비 등을 포함한 합산비율은 110.6%로, 팔면 팔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특히 자기부담금을 조정해 적자 구조를 개선했다는 3~4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 악화가 두드러진다. 3세대 실손의 올 3분기 손해율은 137.9%, 4세대 실손은 무려 147.9%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2%포인트나 급등한 수치다.

4세대는 비급여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할증하는 구조를 채택했음에도 불구하고, 급여와 비급여 손해율이 동반 상승하며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손보험 재정을 갉아먹는 핵심 원인은 단연 ‘비급여’다. 지난해 손해보험사가 지급한 전체 실손보험금 12조9000억원 중 상위 10대 비급여 항목 지급액이 3조9000억원에 달했다. 전체 보험금의 30.1%가 고작 10개 항목에서 빠져나간 셈이다.

이 중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물리치료다. 도수치료, 체외충격파, 증식치료 등 물리치료 3종 세트로 지급된 보험금만 약 2조3000억원(18%)이다. 특히 도수치료 하나가 전체 실손 보험금의 약 11%를 차지하며 손해율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의료 기술 발달을 핑계로 한 ‘신종 비급여’의 확산세도 매섭다. 무릎 줄기세포 주사와 전립선 결찰술 등 신의료기술 관련 지급보험금은 전년 대비 각각 40.7%, 29.1% 급증했다.

문제는 이 같은 비급여 항목들이 가격 통제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의료기관별 비급여 진료비는 병·의원급을 중심으로 높게 형성되어 있다. 치료 목적이 모호한 선택비급여 비중도 2017년 42.8%에서 2023년 51%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보건당국은 내년 도입될 5세대 실손보험에서는 비급여 관리를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5세대 실손은 과잉 진료 우려가 이는 비중증 비급여 진료의 자기부담률을 50%(현재 30%)로 늘리고, 연간 보장한도도 1000만원으로 줄이는 게 핵심이다.

더 나아가 김 연구위원은 “과잉 공급이 빈번한 비급여 항목을 건강보험의 ‘관리급여’로 전환해 가격과 진료 기준을 통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비급여를 시장 자율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공적 영역에서 가격 상한선이나 진료 횟수를 규제해야만 실손보험의 붕괴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또 건강보험, 실손보험 간 정보교환을 강화해 허위청구를 막고, 이중수령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2019~2022년 이중지급된 건보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과 실손보험금이 8580억원에 달했다. 이중지급 차단 시 연간 실손보험료 2232억원 인하 효과가 있다.

한편 이날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실손보험은 도덕적 해이로 인한 과잉진료로 인해 의료비 지출 증가가 통제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공사보험의 기능과 역할을 냉정하게 점검하고 서로 보완해 국민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안철경 보험연구원 원장도 환영사에서 “실손보험은 국민 실생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지속가능하기 위해 정교한 설계와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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