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불어주세요”…제주 대낮 음주단속에 ‘숙취운전’ 후덜덜

원소정 기자 2025. 12. 8. 15:5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장] 연말 잦은 술자리 ‘음주운전’ 주의보…경찰, 연말연시 단속 강화
"'후' 불어주세요"…제주 대낮 음주단속에 '숙취운전' 후덜덜
8일 오후 1시께 제주시 화북2동 거로사거리 인근 도로에서 무면허 운전자가 경찰에 적발됐다. ⓒ제주의소리

"세게 '후' 불어주세요."

8일 오후 1시께 제주시 화북2동 거로사거리 인근 왕복 6차선 도로. 점심시간대 차량 통행이 잦은 가운데 제주경찰청과 제주자치경찰단이 합동 음주운전 단속에 나섰다. 트럭, 버스, 택시, 승용차, 이륜차까지 차종을 가리지 않고 모든 차량이 단속 대상이 됐다.

단속이 시작된 지 약 10분 만에 1톤 트럭 1대가 단속망에 걸렸다.

50대 A씨가 간이 음주측정기에 숨을 불어넣자, '삐비빅'하는 감지음이 울렸고, 경찰은 차량을 갓길로 이동시킨 뒤 신분 확인에 나섰다. 그 결과 A씨는 무면허 상태로 운전 중이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8일 오후 1시께 제주시 화북2동 거로사거리 인근 왕복 6차선 도로에서 음주운전 단속이 진행되고 있다.ⓒ제주의소리

정밀 측정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12%로 처벌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은 면허 정지, 0.08% 이상은 면허 취소에 해당한다.

A씨는 전날 늦은 시간까지 소주 1병 반을 마신 뒤 숙취가 남은 상태에서 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음주 수치는 낮았지만 무면허 운전이 적발되면서 그는 차량을 두고 가야만 했다.

그로부터 7분 뒤, 이번에는 40대 B씨가 몰던 승용차가 단속에 적발됐다. B씨는 전날 밤 12시께까지 소주 2병과 맥주 1병을 마신 뒤, 이날 도청에서 집으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0.01%로, B씨 역시 훈방 조치됐다. B씨는 "어젯밤 술을 많이 마시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남아 있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8일 오후 1시께 제주시 화북2동 거로사거리 인근 왕복 6차선 도로에서 음주운전 단속이 진행되고 있다.ⓒ제주의소리

이날 약 1시간 30분간 이어진 단속에서는 음주운전 입건 사례는 없었지만, 무면허 운전 2건, 혈중알코올농도 수치 미달로 인한 훈방 조치 4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단속된 운전자 대부분은 "전날 마신 술이 아직 덜 깼다"고 답했다.

이날 단속 과정에서는 워셔액이나 가글을 사용한 운전자들이 알코올 성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간이 측정기에 걸렸다가, 정밀 측정에서는 알코올이 감지되지 않아 풀려난 사례도 있었다.

이 밖에도 교통체납 과태료 징수 단속도 병행돼 차량 3대(총 22건), 151만 원 상당의 체납 과태료가 현장에서 징수되기도 했다.

한편, 제주지역 음주 단속 건수는 증가했지만,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10월 기준 제주지역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173건으로 전년 193건 대비 20건(10.4%) 감소했다. 사망자는 4명에서 2명으로 50% 줄었고, 부상자도 300명에서 242명으로 19.3%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2025년 10월 2346건으로, 전년 같은 달 2118건 대비 10.8% 증가했다. 경찰은 단속 횟수가 증가한 만큼 적발 건수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송년 모임이 집중되는 12월부터는 주야간을 가리지 않는 지역별 상시·수시 단속을 이어갈 방침이다.

김승환 제주경찰청 교통계장은 "연말연시를 맞아 술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며 "음주운전은 개인의 생명뿐 아니라 타인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인 만큼, 도민들께서도 음주운전 근절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