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고급 철스크랩 확보에 1700억원 투자

오동욱 기자 2025. 12. 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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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리 센트로 리사이클링의 슈레더 설비 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현대제철 제공

‘탄소 중립’ 시대에 대응해 현대제철이 고품질 철스크랩(고철이나 철강 부스러기) 확보를 위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2032년까지 철스크랩 가공 설비인 ‘슈레더 설비’ 도입 등 저탄소 원료 고도화에 1700억원을 투자한다고 8일 밝혔다.

슈레더는 폐자동차·가전제품·폐 건설자재 등에서 회수한 철스크랩을 고속으로 회전하는 망치로 부숴 불순물을 제거하는 일종의 철강 파쇄기다. 이렇게 나온 철스크랩(슈레디드 스크랩)은 철 함유량이 높고 균질해 고품질의 철강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현대제철은 이번 투자로 본격적인 고급 철스크랩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먼저 220억원을 투자해 경기 남부 지역에 ‘파쇄·선별·정제’로 이어지는 원료 고도화 설비를 도입한다. 이 설비를 통해 폐 스크랩을 고품질의 철스크랩으로 가공한다는 것이다. 현대제철은 이 설비를 2027년 상반기 착공해 이듬해 본격적으로 가동한 뒤, 운영 성과 등을 확인해 설비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부터 포항공장에서 진행 중인 철스크랩 가공 기술의 개발도 이어간다. 또 철스크랩 협력사 3곳을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의 투자 지원을 시행하는 등 파트너십을 통한 고급 철스크랩 조달도 안정화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이 이처럼 고급 철스크랩 확보에 나서는 이유는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 흐름 때문이다. 전기로를 활용한 제철 방식은 철광석과 석탄을 사용해 철강 제품을 만드는 고로 방식보다 탄소 배출량을 75%가량 줄일 수 있는데, 전기로의 주요 원재료가 철스크랩이다. 하지만 한국의 철스크랩 자급률은 80~90%로, 여전히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다. 대표적인 탄소 배출 산업군에 속하는 철강사들 입장에선 고품질 철스크랩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탄소 감축’과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필수가 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스크랩 사용 확대를 위한 스크랩 가공 효율화 및 고품질화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투자는 협력사와의 상생 모델을 통한 탄소 중립 체제 전환 기반 구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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