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조도 ‘죽음의 조’…전력 평준화로 한 경기 삐끗하면 탈락

‘역대급 꿀조’라는 평가 이면에 숨겨진 함정이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는 절대 강자가 없는 대신 4개 팀 모두 32강 진출을 다툴 수 있는 평준화된 전력 분포를 보인다. 한국에게는 해볼 만한 상대들이지만, 동시에 한 경기만 삐끗해도 바로 탈락으로 직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축구 데이터 분석 업체 옵타는 파워 랭킹 분석을 통해 A조의 평균 전력 지수를 71.3으로 산정했다. 멕시코(77.2), 한국(74.6),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평균 68~79), 남아공(64.8) 간 격차가 크지 않아 누가 1위를 차지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옵타는 세계 랭킹 상위 20위 안에 드는 팀이 없어 다른 조만큼 강해 보이지 않지만, 그만큼 가장 열린 조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스페인(90.3), 프랑스(92.1), 아르헨티나(93.8) 같은 확실한 1강이 버티는 H·I·J조와 대조적이다. A조는 개최국 멕시코조차 압도적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 옵타는 멕시코의 파워 레이팅이 77.2에 그쳐 다른 세 팀이 조 1위를 다툴 여지를 충분히 남기며, 각 팀 모두 32강 진출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A조가 또 다른 의미의 죽음의 조로 분류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네 팀 전체가 1위부터 꼴찌까지 어느 순위든 차지할 수 있다는 건 승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한 경기에서 집중력을 잃거나 주요 선수가 부상을 당하면 바로 조 최하위로 밀려날 수 있다. 끝까지 순위를 예측하기 어려운 빡빡한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라 매 경기 승부처 판단과 집중력 관리가 32강 진출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덴마크 감독은 벌써부터 자신감을 드러냈다. 브리안 리머 덴마크 감독은 아직 본선행이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조 추첨식에 참석해 “개최국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장점”이라며 “스페인, 프랑스, 아르헨티나, 브라질을 피했다는 점에서 약간의 행운이 있었다”고 말했다. 덴마크의 파워 레이팅은 78.9로 A조에서 가장 높다.
리머 감독은 “우리는 반드시 월드컵에 갈 것”이라며 “작은 차이가 모든 것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덴마크는 내년 3월 26일 북마케도니아(59.0)와 플레이오프 준결승을 치른 뒤, 체코(70.0)-아일랜드(65.9)전 승자와의 최종전에서 이겨야 본선에 오른다.
남아공 휴고 브로스 감독도 남아공축구협회를 통한 인터뷰에서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로 덴마크를 지목하며 멕시코-덴마크의 2강 체제라고 평가했다. 브로스 감독은 조 추첨 직후 한국을 “좋은 팀이지만 이길 수 있는 상대”로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남아공전을 필승 경기로 가져가되, 멕시코나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 중 최소 한 팀에게서 승점을 따내야 조 상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는 개최국 프리미엄을 등에 업었지만 세대교체에 실패하면서 팀 전체적으로 활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손흥민의 속도를 활용한 뒷공간 공략이 주효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6월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와 첫 경기를 치른다. 이어 19일 같은 장소에서 멕시코, 25일 몬테레이에서 남아공과 맞붙는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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