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보다 훨씬 부패…좌파만 젤렌스키 신격화” 트럼프 장남 ‘말폭탄’ 배경은 [월드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부정부패를 강하게 비판하며 미국이 전쟁에서 손을 뗄 수 있다고 위협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연례 국제정책·외교 회의 ‘도하 포럼’에서 트럼프 주니어는 우크라이나가 오랫동안 관료 부패에 발목 잡혀 왔으며,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전쟁을 악화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보다 훨씬 더 부패했다”며 “우크라이나의 부패한 부유층은 자국을 떠났다. 그들이 농민 계급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만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며 “전쟁 때문에, 그리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마케터 중 한 명이었기에 젤렌스키는 신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특히 좌파 진영에서 그는 잘못을 저지를 리 없고 비난받을 여지가 없는 인간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종전 후 선거에서 절대 승리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전쟁을 질질 끌고 있다고 그는 비판했다.
‘부패인식지수’ 우크라 35점, 유럽 꼴찌…러 22점
젤렌스키 임기 종료, ‘정통성’ 논란…美, 대선 거론

정경 유착과 부패는 우크라이나의 EU(유럽연합) 가입을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에서 35점(100점 만점)을 받았다. 유럽 국가 중 러시아(22점) 다음으로 낮은 평가다.
젤렌스키 본인은 직접적인 부패 혐의를 받지 않았지만, 최측근 안드리 예르막 등 일부 참모가 수사에 휘말려 사퇴한 상태다.
2019년 선출된 젤렌스키 대통령은 임기가 2024년 5월 종료됐으나,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
원래대로라면 지난해 3월 차기 대선이 치러졌어야 했으나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계엄령 선포 및 전시내각 구성으로 선거가 중단되며 2019년 5월 취임 후 6년 넘게 임기를 이어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헌법상 계엄령 발동 중에는 선거도 연기된다. 단 이 조항이 대통령직 임기 연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임기가 종료된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 협상 상대로 정통성이 없다고 지적해왔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키르기스스탄에서 우크라이나의 대선 문제를 언급하며, “현재의 우크라이나 지도부와 (종전) 문서에 서명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면서, 우크라이나가 계엄령하에서 선거를 실시하지 않은 것은 “근본적 전략적 실수”라고 비난했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에서 진행된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전쟁 종식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선거 문제가 의제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이 “젤렌스키는 정통성이 없다”고 선언하며 우크라이나 정부의 협상력을 약화하기 위한 정치전을 벌인 가운데 미국 입장에서는 러시아의 정통성 공세를 차단하고 협상 테이블에서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선거 로드맵’ 문제를 꺼내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주니어, 美행정부의 ‘대우크라 반감’ 대변
“수표책 들고 다니는 바보 아냐” 지원 중단 위협

트럼프 주니어는 2기 행정부에서 공식 직책은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 지지 기반인 마가(MAGA) 운동의 핵심 인물이다. 그의 발언은 트럼프 진영 내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반감을 반영한다.
미국 협상팀이 우크라이나에 일부 영토를 포기하라고 압박하는 시점에서 나온 만큼, 전쟁이 우크라이나에 유리하게 종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 주니어는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문제)에서 발을 뺄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는 “아버지의 장점이자 독특한 점은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할지 모른다는 것”이라면서 “아버지가 예측 불가능하다는 사실 때문에 협상할 때 모두가 정직한 자세로 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더 이상 수표책을 들고 다니는 바보가 아니다.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죽음을 멈추고 싶다”라며 대(對)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을 시사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유럽의 대러시아 제재가 유가 상승으로 이어졌을 뿐 효과는 없었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유럽의 계획은) 러시아가 파산하기를 기다리겠다는 것인데, 그건 계획이 아니다”라며 대러 제재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아울러 트럼프 주니어는 베네수엘라 마약 운반선 공격 등 마약 카르텔을 겨냥한 군사작전을 옹호하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보다 카르텔이 미국에 훨씬 더 큰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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