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안영준의 손이 닿지 않는 곳

손동환 2025. 12. 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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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준(196cm, F)은 주어진 영역에서 수비를 해냈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서울 SK는 자밀 워니(199cm, C)를 보유하고 있다. 확실한 1옵션이 있기에, SK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실제로, 워니는 2025~2026 14경기 평균 26.6점 12.9리바운드(공격 3.1) 5.0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SK 또한 최근 6경기에서 5승.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수비’ 역시 SK의 강점이다. 안영준(196cm, F)의 숨은 수비 기여도가 크다. 안영준은 상대 볼 핸들러부터 파워포워드까지 막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희철 SK 감독의 수비 전술 운용 폭도 넙다.

또, 안영준은 대한민국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소속으로도 수비력을 보여줬다. 지난 11월 28일과 12월 1일에는 중국을 상대로, 넓은 수비 범위와 높은 수비 에너지 레벨을 보여줬다. ‘중국전 2연승’에 크게 기여했다.

안영준의 역량은 KCC전에서도 중요할 수 있다. 물론, 송교창(199cm, F)과 최준용(200cm, F)이 이탈했다고 하나, KCC가 3번 자리에 키 작은 선수들을 기용하고 있다. 그래서 안영준의 수비 반응 속도가 때로는 빨라야 한다. ‘카멜레온’처럼 상대 매치업에 잘 반응해야 한다.

# Part.1 : 시험하지 못한 전략

전희철 SK 감독은 경기 전 “(안)영준이가 (알빈) 톨렌티노와 같이 뛰어야 할 때, 영준이가 2번을 소화할 수 있다. 그때 영준이가 (허)웅이를 막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 톨렌티노가 수비 부담을 덜 수 있어서다”라며 ‘안영준의 수비 매치업’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알빈 톨렌티노(196cm, F)가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았다. 안영준이 3번으로 나섰다. 김동현(190cm, G)과 매치업됐다. 코너에 포진한 김동현에게 향했다. 다만, 도움수비를 위해, 너무 멀리 나서지 않았다.

그렇지만 김동현이 무작정 코너만 고집하지 않았다. 김동현이 허훈(180cm, G)이나 허웅(185cm, G)의 반대편으로 움직였다. 안영준도 움직여야 했다. 그 사이, 허웅이 공격을 전개. SK는 파울 자유투 2개를 내줬다.

톨렌티노가 경기 시작 4분 9초 만에 코트로 나섰다. 안영준이 2번을 소화했다. 그러나 안영준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했다. SK가 턴오버 혹은 공격 실패 후 연달아 실점했기 때문이다. 1쿼터 한때 11-24까지 밀렸다. SK의 시작은 최악이었다.

# Part.2 : 손이 닿기 어려운 곳

SK가 2라운드에 대릴 먼로(196cm, F)를 투입했다. 골밑 약점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했다. 안영준의 도움수비 빈도 또한 많아져야 했다.

그러나 먼로가 숀 롱(208cm, C)과 힘 싸움을 잘했다. 3쿼터 시작 49초 만에 숀 롱의 3번째 파울을 이끌었다. 숀 롱을 코트 밖으로 끌어냈다.

먼로는 드완 에르난데스(208cm, C)의 힘에 고전했다. 그렇지만 에르난데스의 밸런스를 흐트러뜨렸다. 에르난데스의 야투를 실패로 이끌었다. 그때 안영준이 뛰었다. 먼로의 수비가 안영준의 속공으로 연결됐다. SK는 2쿼터 시작 1분 54초 만에 25-31을 만들었다.

안영준은 본연의 매치업인 김동현에게 갔다. 김동현의 오른쪽 돌파와 원 드리블 점퍼를 알아챘다. 이를 깔끔하게 블록슛했다. 그리고 KCC의 팀 파울을 이끌었다. 슛 동작 없이도 파울 자유투 2개를 던질 수 있었다. SK도 29-31로 KCC와 간격을 더 좁혔다.

그렇지만 먼로가 한계를 드러냈다. 워니가 다시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는 림 근처를 지키지 못했다. 또, SK의 공수 전환 속도가 갑자기 느려졌다. SK는 2쿼터 종료 5분 3초 전 다시 두 자리 점수 차(29-39)로 밀렸다.

안영준의 손이 닿기 어려운 곳이기에, SK와 안영준 모두 답답할 것 같았다. 게다가 SK 팀 수비가 허훈의 2대2에 연쇄적으로 흔들렸다. 안영준이 반응을 했으나, 안영준도 윤기찬(194cm, F)의 패스와 김동현의 3점을 막지 못했다. SK는 결국 39-53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 Part.3 : 파울 트러블

안영준이 2번으로 나섰다. 허훈 혹은 허웅을 막을 것 같았다. 하지만 최부경(200cm, F)이 허훈을 막았다. 최부경은 허훈의 돌파 동선을 잘 막았다. 그러나 허훈의 스텝 백 3점에 휘둘리고 말았다.

안영준이 허웅에게 붙었다. 안영준은 허웅의 왼쪽 돌파를 잘 따라갔다. 그리고 최부경과 함께 허웅의 바운스 패스를 턴오버로 만들었다. 전희철 SK 감독의 구상을 잘 이행했다.

안영준은 허웅을 잘 따라갔다. 허웅보다 한 발 늦게 반응했으나, 허웅의 볼을 완벽하게 긁어냈다. 허웅이 파울을 어필했으나, 안영준의 디플렉션은 워니의 속공 득점으로 연결됐다. SK는 3쿼터 종료 4분 35초 전 46-61을 기록했다.

KCC가 허웅을 벤치로 불렀다. 허훈과 최진광(175cm, G)이 코트에 있었다. 안영준은 허훈에게 붙었다. 그렇지만 김동현의 볼 없는 스크린에 한 발짝 늦게 반응했다. 김동현보다 늦게 김동현과 부딪혔다. 4번째 파울을 범했다. 3쿼터 종료 4분 37초 전의 일이었다. 게다가 SK는 팀 파울에 놓였다.

전희철 SK 감독은 안영준을 벤치로 불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는 58-65로 3쿼터를 마쳤다. 이민서(181cm, G)와 최원혁(182cm, G)이 허훈과 허웅을 끝까지 따라다녔고, 워니의 공격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 Part.4 : 통한의 마지막

김낙현(184cm, G)과 이민서, 최원혁이 함께 나섰다. KCC 백 코트 자원들(허훈-허웅-김동현)에게 대응하기 위함이었다. 이들의 스피드와 활동량이 KCC 백 코트 자원들보다 좋았다.

그러나 이민서가 허훈을 막지 못했다. 허훈의 왼쪽 돌파에 실점하고 말았다. 64-68로 추격하던 SK도 64-70으로 밀렸다. 전희철 SK 감독이 후반전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사용했다. 남은 시간은 8분 8초였다.

가드진이 시간을 벌어줬다. 그러나 안영준은 꼭 필요한 선수. 4쿼터 시작 1분 52초 만에 코트로 나섰다. 이민서를 대신했다.

워니가 장재석(202cm, C)의 수비에 턴오버를 범했다. 허웅이 속공 찬스를 획득했다. 그렇지만 안영준이 뒤따라갔다. 허웅에게 자신의 높이를 의식시켰고, 허웅의 패스를 유도했다. 허웅의 패스가 SK 동료에게 걸렸고, SK는 기사회생했다. 그리고 경기 종료 2분 45초 전 78-79를 기록했다. 역전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하지만 수비 리바운드를 단속하지 못했다. 공격 진영에서 볼 또한 빼앗겼다. 허무하게 4점을 내줬다. 80-83.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SK와 안영준 모두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수비할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했고, 손이 닿지 않은 영역 때문에 실점해서였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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