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르노에 딱”…중국 무료 보안 앱에 빠진 10대들
中 보안 앱 사용자 66%가 10대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도 폭증

“무료VPN 중에선 최고! 연결도 잘 되고 속도도 빨라서 계속 쓰게 됩니다.”
“포르노 사이트 들어가고 싶어서 써봤는데, 광고 시청만 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좋아요.”
중국의 대표적인 보안 기업 치후360의 VPN 어플리케이션(앱) ‘Turbo VPN’의 구글 앱스토어 리뷰 중 일부다. VPN(Virtual Private Network)은 공용 인터넷망 위에 암호화된 통신 터널을 만들어 사설 전용망처럼 안전하게 통신하도록 해주는 기술이다. 암호화된 가상의 통로를 만들어 개인이 더 안전하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Turbo VPN은 누적 다운로드 수가 1억회가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특히 10대 사용자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경제가 데이터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와 공동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2년 10월 월간활성사용자 69만3964명 중 10대가 44만8398명(65%)이었고, 올해 10월은 41만7275명 중 27만4688명(66%)에 달했다. 10대 사용자의 절대적 숫자는 줄었지만 20대가 각각 14만1739명, 9만9523명인 것과 비교하면 10대 사용자가 3배나 많다.
Turbo VPN가 10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요인은 무료 VPN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광고 시청만 하면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유료 플랜의 경우 월 구독 또는 연 단위 구독으로 이용 가능하며, 월 3000원대부터 시작하는 저렴한 가격에 제공되고 있다.
또다른 중국 VPN 앱인 Thunder VPN의 경우, 2022년 10월 10대 월간활성사용자 수는 6만2132명(전체 16만42명)이었지만 2025년 10월 8만684(전체 19만4477명)명을 기록해 3년새 30%나 늘었다.
반면 국내 VPN 시장은 굉장히 영세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제대로 VPN을 서비스하는 기업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여서, 중국 제품 사용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정부의 검열을 우회해 추적을 피하고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VPN 앱이 오히려 개인정보 유출의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중국산 앱은 가성비나 무료 전략으로 한국 이용자를 공략하고 있으나, 중국 기업은 정부가 요구하면 사용자의 데이터를 넘겨줘야 하므로, 데이터 유출 우려가 높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글로벌 비영리 감시 단체 TTP(Tech Transparency Project)는 지난 4월 인기 있는 미국 App Store의 무료 VPN 앱 상위 100개 중 20개 이상이 중국 기업이 만들었거나 중국 기업과 연관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꼽힌 앱이 바로 Turbo VPN와 Thunder VPN이었다.
중국의 ‘국가정보법’(National Intelligence Law) 제7조는 “어느 조직과 공민도 법에 따라 국가 정보(첩보) 업무를 지지·협조·협력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중국 기업이 개발한 VPN에서 오가는 사용자의 인터넷 데이터가 언제든 공산당 당국에 이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중국 앱의 보안 문제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올해 중국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631GB 분량의 개인정보가 비밀번호 없이 노출된 바 있다. 위챗 사용자 ID 8억500만건, 알리페이 카드·정보 3억건, 금융·주소·대화 등이 포함돼 피싱·사기·신원 도용 위험이 제기됐다.
또 2014년에는 알리페이에서 2010년 이전 거래 정보 등 민감 데이터가 유출됐으며, 회사 측은 사용자에게 신규 카드 발급을 권고했고, 2019년에는 위챗·QQ에서 3억건이 넘는 중국 사용자 ID, 이미지, 주소, GPS 위치, 메시지 등이 온라인에 노출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 보안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앱의 경우 통화·문자·이미지 같은 민감 정보 접근 권한부터 접근성 권한 등 과도한 권한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민감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하거나, 시스템 동작을 과도하게 제어할 수 있다”며 “이러한 이유로 상당수의 중국산 보안 앱은 공식 앱 마켓 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워 비공식 경로로 배포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10대들이 많이 이용하는 중국 앱은 보안 앱뿐만이 아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월간활성사용자 10대 수는 2022년 10월 21만351명에서 2025년 10월 97만3281명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메이투(사진 보정 앱)는 19만90명에서 26만9503명으로 늘었다. 테무는 2023년 10월 25만5663명에서 83만9387명으로 증가했다.
이성엽 교수는 “10대들은 무료라는 점과 트렌드에 민감하면서도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중국산 앱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라며 “가급적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의 제품을 사용해도록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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