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칭 핵에서도 '반전의 섬' 첫 포착…원자핵 구조 이론 뒤집어

김건교 2025. 12. 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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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기사
하정수 IBS 희귀 핵 연구단 YSF (제1저자)


기초과학연구원(IBS) 희귀 핵 연구단 하정수 YSF가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원자핵 내부 질서가 거꾸로 뒤집히는 반전의 섬(Island of Inversion) 현상이 그동안 알려진 것과 달리 중성자가 많은 핵뿐 아니라 양성자와 중성자 수가 같은 대칭 핵에서도 나타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습니다.

반전의 섬은 핵자들이 원래 있어야 할 낮은 껍질이 아니라 높은 에너지 껍질을 점유할 때 오히려 더 안정적인 구조가 형성되는 역전 현상을 말합니다.

베릴륨-12, 마그네슘-32 등 중성자가 과도하게많은 불안정 핵에서만 관측돼 왔지만, 대칭 핵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여겨져 왔습니다.

국제 공동연구팀은 몰리브덴-84, 몰리브덴-86이라는 중성자가 적은 두 희귀 핵을 비교 분석해 기존의 통념을 뒤집었습니다.

연구팀은 미국 미시간 주립대 초전도 사이클로트론 연구소(NSCL)에서 생성한 몰리브덴-84와 몰리브덴-86 빔을 표적에 충돌시키는 방식으로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빔이 표적에 충돌하면 원자핵은 잠시 에너지를 머금은 들뜬 상태가 되고, 이후 감마선을 방출하며 다시 에너지가 낮은 본래의 안정된 구조인 바닥 상태로 돌아갑니다.

연구팀은 이때 방출되는 감마선을 정밀 측정해 원자핵이 들뜬 상태에서 바닥 상태로 돌아오는 시간을 분석한 결과, 몰리브덴-84는 강한 변형을 보이며 매우 빠르게 안정 구조로 복귀했습니다.

반면 중성자가 두 개 더 많은 몰리브덴-86은 변형이 훨씬 적었습니다.

중성자 단 2개의 차이로 원자핵의 모양과 구조가 크게 달라지는 뚜렷한 대비가 드러난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여러 핵 형태를 가정한 이론 계산과 비교한 결과, 몰리브덴-84의 강한 변형은 여러 핵자가 높은 껍질을 차지하는 역전 현상이 일어날 때만 재현됨을 확인했습니다.

즉, 몰리브덴-84의 구조는 반전의 섬의 특성과 정확히 부합했습니다.

몰리브덴-84 처럼 양성자과 중성자 수가 같은 대칭 핵에서 반전의 섬이 실제로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또 연구팀은 반전 현상에 원자핵을 구성하는 핵력의 하나인 삼핵자 힘(three-nucleon force)이 핵심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삼핵자 힘은 세 개의 핵자가 동시에 존재할 때 나타나는 추가 상호작용으로, 이 힘을 이론 계산에서 제외하면 실험에서 관측된 강한 변형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하정수 YSF는 "대칭 핵에서도 반전의 섬이 형성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첫 사례"라며 "희귀동위원소의 구조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새로운 핵모델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습니다.

TJB 대전방송

(사진=IBS)

김건교 취재 기자 | kkkim@tj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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