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 철탑 위의 셰프…300번의 밤 끝낼 ‘승리’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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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성탄 축하 장식과 북적이는 인파, 연말 분위기가 완연한 서울 명동의 밤거리에 민중가요 '바위처럼'이 울려 퍼진다.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세종호텔 앞에서 '세종호텔 투쟁문화제'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호텔 앞 10m 높이의 교통시설 구조물 위에서는 고진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장이 손전등 불빛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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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일 앞둔 ‘세종호텔 고공농성’

화려한 성탄 축하 장식과 북적이는 인파, 연말 분위기가 완연한 서울 명동의 밤거리에 민중가요 ‘바위처럼’이 울려 퍼진다.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세종호텔 앞에서 ‘세종호텔 투쟁문화제’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호텔 앞 10m 높이의 교통시설 구조물 위에서는 고진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장이 손전등 불빛을 흔들었다. 세종호텔에서 20년간 요리사로 일했던 고 지부장이 정리해고 철회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지난 2월13일 시작한 고공 농성은 오는 9일, 300일을 맞는다.
세종호텔은 2021년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를 이유로 15명을 정리해고했다. 그들 모두 노동조합원이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난 2023년, 세종호텔은 당기순이익 1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 요청에는 답하지 않았다. 해고 노동자들은 부당해고 소송에서 패소했지만 복직 투쟁을 이어갔다. 많은 이들의 연대와 투쟁 끝에 지난 9월 모두 네번의 교섭이 열렸지만, 경영진이 내민 것은 위로금과 소송비용 지원 등 ‘돈’이었고 노동자들이 원하는 것은 ‘복직’이었다. 세종호텔과 세종대학교를 소유한 학교법인 대양학원의 주명건 명예이사장은 10월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건강상 이유로 치료가 필요해 출국한다’며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든 다시 일터로 돌아가서 이 해고가 잘못된 것이고, 학교를 운영하는 이런 수익 사업체가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하는 것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요.” 고 지부장이 고공 농성을 이어가는 이유다. “정규직 250명이 일하던 호텔을 지금 정규직 20명과 비정규직 40명이 대체하고 있어요. 4성급이던 호텔은 3성급이 됐고. 세종대 호텔관광경영학과를 보유한 대양학원이 이렇게 비정규직 하층의 일자리를 만들어놓으면 학생들이 왜 비싼 등록금을 내면서 공부하겠어요. 졸업하고 취직하려고 공부하는 건데요. 이 비정상적인 구조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지난달 23일 밤,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휴대전화 너머로 들려온 고 지부장의 목소리에서 서슬 퍼런 분노가 느껴졌다. 가장 원하는 것을 두 글자로 써달라고 부탁하자, 고 지부장은 어두운 밤하늘에 손전등 불빛으로 ‘승리’를 적었다. 멀리서 바라보니 큰 별처럼 보였다. 어쩌면 그가 바라는 승리는 복직을 넘어 모든 이의 노동이 별처럼 귀하게 여겨지는 세상이 아닐까.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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