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대기업 유치…2곳 매출 3조대, 메가톤급 경제효과(종합)

이병욱 2025. 12. 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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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해운·에이치라인해운 부산 이전

- HD현대마린 등 수도권행 사태 속 경사
- 연쇄이전 마중물… 해양수도 가속 기대감
- 박 시장 “글로벌허브법 통해 해운 집적”
- 직원 합쳐 2500여 명… 주택시장도 활기

해운 분야 대기업인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이 본사를 부산으로 옮긴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사회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부산지역 시가총액 1위이던 HD현대마린솔루션이 본사를 수도권으로 이전하는 등 기업과 인재 유출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굵직한 대기업 두 곳이 동시에 부산에 둥지를 틀게 되면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에서는 1995년 삼성자동차(현 르노코리아) 설립 이후 사실상 30년 만에 대기업 본사를 유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큰 것으로 본다.

지난 5일 부산 중구 코모도호텔에서 ‘에이치라인해운·SK해운 본사 부산 이전 발표회’가 열려 전재수(가운데) 해양수산부 장관, 김성익(전 장관 오른쪽) SK해운 사장, 서명득(전 장관 왼쪽) 에이치라인해운 사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지역사회 ‘환호’ 속 추가 유치 기대감

지역사회와 업계는 SK해운·에이치라인해운 본사 이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동안 소문은 무성했지만 실제 대기업이 한꺼번에 두 곳이나 부산에 올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해운 관련 기업 관계자는 “두 기업의 위상을 고려하면 부산 이전은 단순히 회사를 옮기는 것 이상의 효과를 낼 것”이라며 “부산이 명실상부 해양수도가 될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부산시와 시민단체는 환영 입장을 보이면서도 HMM 등 다른 해운 대기업 본사가 추가로 부산으로 옮겨와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해운 분야 대기업 두 곳이 부산으로 오는 것은 당연히 크게 반길 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해운 대기업이 부산에 오면 더욱 성장할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통과 등을 통해 해운 대기업을 부산에 집적시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면서 “해수부와 적극 협력해 이전 공공기관과 기업이 부산에 뿌리내리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재율 ‘해양수도해양강국 시민과함께’ 상임대표는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이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HMM 등 다른 해운 기업의 이전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된 것은 물론 해양수도 부산의 콘텐츠를 갖추는 시발점이 됐다”며 “부산에 해양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기업이 옮겨와야 한다. 부산시가 이전 기업에 대한 선제적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와 관련, 전재수 해수부 장관은 “두 기업의 과감한 이전 결정은 더 많은 기업이 부산에 오도록 이끄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부산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축인 해양수도권을 조성, 대한민국의 두 번째 성장엔진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부동산 시장도 들썩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은 해운 분야에서 상당한 규모를 가진 기업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인재 유출로 골머리를 앓는 부산으로서는 호재임이 분명하다. 또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지역 기업들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982년 설립된 SK해운은 원유 석유제품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등 다양한 원자재를 수송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자원 수송 전문 회사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기준 매출 2조 원(업계 7위)과 636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원유선 24척과 LNG선 12척, LPG선 14척 등 61척의 선박을 갖고 있다. 직원은 임원 12명을 포함해 1398명이다.

에이치라인해운은 2014년 한진해운 벌크 부문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철광석 석탄 LNG 등 원자재와 에너지를 수송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용선 전문 선사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3000억 원, 당기순이익은 3168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 기준으로 국내 10위의 벌크선 선사다. 벌크선 50척과 LNG선 8척 등 58척을 보유하고 있다. 직원은 임원 11명을 포함해 1150명이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SK해운은 부산 4위, 에이치라인해운은 11위에 해당한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해운 기업과 제조 기업의 매출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도 “일자리 창출 등 여러 면에서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기업 모두 부산 본사 소재지를 아직 확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관련 업체가 밀집한 동구와 중구로 본사를 옮겨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SK해운은 동구 초량동에 부산 사옥이 있고, 에이치라인해운은 중구 중앙동에 있다. 두 기업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본사 소재지와 직원 숙소 등을 확정할 예정이어서 침체에 빠진 부동산 업계에도 활력이 돌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수부 임시 청사 주변으로 빈 오피스텔 등이 찰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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