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33년 만에 신뢰 휘청…“불영어, 사교육에 기름 부은 격”

김진룡 기자 2025. 12. 7.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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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영어 영역에서 1등급 비율이 3%대를 기록하면서, 절대평가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수험생과 학부모의 항의가 빗발친다.

평가원은 "절대평가 체제에서 요구되는 적정 난이도와 학습 부담 완화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수험생과 학부모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번 영어 문항 분석뿐만 아니라 출제 검토 과정을 다시 면밀하게 점검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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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1등급 비율 3% 그쳐 충격

- 수시 탈락 늘어 정시 더 치열 전망
- 수험생·학부모 등 항의 빗발쳐
- 영어학술협 절대평가 개혁 촉구
- 평가원 “깊이 사과…난도 개선”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영어 영역에서 1등급 비율이 3%대를 기록하면서, 절대평가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수험생과 학부모의 항의가 빗발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이런 지적에 사과와 함께 개선 방향을 마련한다는 입장이지만, 33년째를 맞은 수능 체제에 위기감마저 고조된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가 배부된 지난 5일 부산 금정구 동래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수능 성적을 확인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7일 평가원 홈페이지에는 올해 수능에서 역대급으로 어려웠던 영어를 두고 수험생과 학부모의 항의 게시물이 무더기로 쏟아졌다. 지난 4일 평가원이 수능 채점 결과를 공개하고, 다음 날 수험생이 수능 성적 통지를 받은 뒤 벌어진 일이다. 한 학부모는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아이들은 누가 책임지느냐. 유감이라는 입장만 전하고 물러날 상황이 아니다.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사교육 과열 시대에 기름을 부은 꼴이다. 절대평가 취지를 모르는 평가원장은 이른 시일 내 사퇴하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영어영문학회 등 36개 학회가 모인 ‘한국영어관련학술단체협의회’도 최근 영어만 절대평가하는 불공정한 정책의 실패를 더는 외면할 수 없다며 성명을 냈다.

이들은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은 19.1%였다가 9월 모평에서는 4.5%로 낮아졌고, 수능에서는 결국 3.11%로 곤두박질쳤다. 1등급이 널뛰기하는 시험”이라면서 “영어 절대평가는 처음부터 잘못 설계된 제도로, 구조적 오류가 한계에 다다르며 현장에서 폭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영어 절대평가가 남긴 것은 불안정한 등급, 급팽창한 사교육, 그리고 혼란한 수험생뿐”이라며 “영어만 절대평가 하는 입시 체제를 즉각 개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입시업계는 ‘불수능’ 탓에 대부분의 대입 정시모집 합격선이 상승할 것이라 내다봤다. 종로학원은 국어·수학·탐구 영역 표준점수 합산 기준 서울대 의대 예상 합격선을 지난해 대비 8점 오른 423점으로 내다봤다. 서울대 외 다른 의대도 6~10점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문계도 마찬가지다. 수시 탈락 규모는 늘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은 전국 수시모집 정원 대비 지원 건수로 볼 때, 수시 탈락자는 지난해보다 5.6%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영어가 매우 어렵게 출제돼 영어 점수 반영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학에 지원자가 몰릴 수 있다. 영어 감점 정도가 정시 지원에 매우 민감하게 작용할 것으로 본다”며 “전체적으로 수시 탈락 규모가 커져 정시 경쟁 구도가 지난해보다 높아지는 상황이고, 상황에 따라 2027학년도 재수생 규모도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가원은 내년 영어 1등급은 상위 6~10% 내외가 되게 출제 방향을 잡는다는 방침이다.

평가원은 “절대평가 체제에서 요구되는 적정 난이도와 학습 부담 완화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수험생과 학부모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번 영어 문항 분석뿐만 아니라 출제 검토 과정을 다시 면밀하게 점검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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