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 소년범 조원준과 배우 조진웅

영화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주인공 마크 월버그(1971년생)는 대책 없는 소년 범죄자였다. 갱단에 들어가고 마약에 중독되고 흑인들을 폭행했다. 끝내 베트남계 남성 살인 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짧게나마 감옥에도 갇혔다. 소년 월버그의 범죄 피해자들은 스타가 된 월버그에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베트남계 피해 남성은 2015년 인터뷰에서 “월버그는 감옥에서 죗값을 치렀고, 지금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월버그의 이름에 범죄가 따라다니면 안 된다”며 용서했다. 반면 월버그가 2014년 인종 차별 범죄에 대한 사면을 신청하자, 한 흑인 피해자는 “한번 인종 차별주의자는 평생 인종 차별주의자”라며 반대했고, 월버그는 사면 신청을 철회했다.
중견배우 조진웅(1976년생)이 6일 “지난 과오에 대해 제가 져야 할 마땅한 책임이자 도리”라며 “모든 활동을 중단,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고 은퇴를 선언했다. 전날 한 인터넷 매체가 ‘조진웅, 배우가 된 소년범’이란 제목으로 고교 시절 차량 절도와 성폭행 연루설과 소년원 복역 사실을 보도하며, 본명(조원준) 대신 아버지 이름인 조진웅으로 이를 숨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1994년 성남시 고교생들의 차량 절도 및 강도·강간 사건을 해당 범죄로 특정했다.
보도의 제보자는 가해자이자 범죄자인 그가 “경찰 역할로 정의롭게 포장되고 독립투사 이미지까지 얻었다”며 “피해자들의 심정은 어떨까”라고 묻고 반성을 촉구했다. 매체는 조진웅이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독한 8·15 광복절 행사 이후 제보가 쏟아졌다고 했다. 비난 여론이 급등하자 소속사는 ‘미성년 시절의 과오’를 인정하면서도, 치명적인 ‘성폭행’은 부인했다. 하지만 조진웅은 아예 사죄하고 책임진다며 은퇴를 선택했다.
보도 이후 전력을 감춘 채 애국·독립의 공적인 표상으로 행세한 위선을 비난하는 여론이 비등하다. 은퇴 발표 후엔 죗값을 치른 30여년 전 소년범죄 전력으로 현재의 조진웅을 다시 여론 재판에 올리는 것이 맞느냐는 반박도 나온다. 소년범 조원준과 배우 조진웅의 분리 여부를 두고 상이한 도덕적 관점이, 월버그에 대한 피해자들의 상반된 입장처럼 엇갈린다. 성범죄 피해자를 2차 가해하는 ‘피해자다움’처럼, 무기한 ‘가해자다움’으로 2차 처벌을 강제하는 건 아닌지 생각이 복잡해진다. 공론장에서 제대로 논쟁해 볼 주제다.
/윤인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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