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김건희, 최후 변론서 4시간 격론…3가지 핵심 쟁점 정리 [뉴스AS]

장현은 기자 2025. 12. 7.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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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 변호인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에게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지난 3일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지난 8월29일 김 여사가 구속기소된지 약 3달 만이다.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 심리로 열린 김 여사의 결심공판에서 특검팀은 “자본시장법 위반 및 알선수재 혐의와 관련해 징역 11년과 벌금 20억원, 추징금 8억1144만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4년 및 추징금 1억372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법정에 선 김 여사의 마지막 발언은 “억울한 점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는 “제 역할과 제가 가진 어떤 자격에 비해서 제가 잘못한 점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특검이 말하는 것처럼 그건 좀, 다툴 여지가 있는 것 같다”며 “어쨌든 저로 인해서 국민에게 큰 심려를 끼친 점은 진심으로 죄송하다.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날 4시간 동안 이어진 최후 변론에서 특검팀과 김 여사 쪽은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PPT 자료를 활용해 조목조목 쟁점을 따지는 방식으로 격론을 벌였다. 양쪽의 핵심 주장을 쟁점별로 정리했다.

“시세 조종 알았다” vs “공인인증서 발급받는 법도 몰라”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8억1000만원의 부당이득을 거둔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시세 조종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으며, 공모관계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피고인은 미래에셋 증권 계좌에서 도이치모터스 주식이 매매된 현황을 알지 못한다고 주장해왔지만, 도이치모터스 매매 내역들을 직접 확인해왔던 점이 증권사 직원과의 통화에서 확인된다”며 “피고인은 자신이 계좌를 맡기면 어떤 내역으로 이익을 분배할지 명확히 인식했고, 이 주식 매매가 비정상적인 방식임을 알고 있었으며 이는 도이치모터스가 시세 조종될 것을 인식했음을 말한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체포·구속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주포 이아무개씨는 김 여사의 범행 인지 여부를 두고 ‘김 여사가 몰랐을 것’이라고 진술한 과거 검찰 조사 때와 달리 특검팀 조사에선 ‘김 여사도 연루됐을 것’이라는 취지의 정반대되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씨의 태도 변화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인지 여부를 가를 핵심 정황으로 보고, 관련 내용이 담긴 신문조서를 재판에 증거로 제출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주포 지시 및 요청사항에 협력하는 방식으로 주포 통제에 따르고 △원금 내지 손실보장 약정이 존재하고 △타인 명의 계좌를 동원하고 △공범 간 필요에 따른 자금 지원을 한 점 등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 공범들의 판결에서 성립된 공범성 기준을 김 여사가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전체 기간 통정·가장매매 101회, 시세 조종 주문이 3327회에 이르러 범행 규모, 기간, 가담자 수에 비춰볼 때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며 “피고인은 허위 주장과 진술 번복을 이어와 죄질이 더 불량하고, 피고인의 주장 모두 수사기관에서 확인된 객관적 증거들에 명백히 배치되며, 하나하나가 이 사건 공범 범행 가담을 뚜렷이 입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김 여사 쪽은 “계좌는 빌려줬으나 구체적 거래 정보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며 “피고인은 이용된 것이고, 이런 (시세 조종) 사실을 알았다면 절대 응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 여사 쪽 변호인은 “특검은 과도한 수익분배, 차명계좌 이용, 주식거래에 대한 전문성 등을 근거로 피고인이 자본시장법 위반 공동정범이라고 주장한다”며 “(피고인이 받았던) 4700만원은 손실보전금이 아니었고, 이런 사적인 거래에서는 약정되지 않은 수익분배는 흔히 있는 일이며, 고율의 수익분배를 했다는 점만으로 공모 관계를 입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김 여사 쪽은 주식 투자에 대한 전문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증권사 직원에게 ‘공인인증서를 어떻게 발급받는 거죠’라고 말한 내용이 있다”며 “또한 신주인수권은 권리매매가 가능하다는 사실은 주식투자 일반인에게도 상식인데, 피고인만 권리매매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말한 부분도 있다. 이런 사정을 보면 피고인은 주식투자 전문성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명태균 여론조사…“김 여사와 합의” vs “공모 근거 없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선 경선 기간 중 명태균씨로부터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짜로 제공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 핵심 쟁점은 △여론조사 결과의 정치자금 해당 여부 △피고인이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인지 여부 △명태균씨가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하고 공표했는지 여부 등이었다.

특검팀은 “(이전 판례에서) 법원은 여론조사에 소요되는 비용이 정치자금에 해당하고 금전적 가치가 있다고 판시했고, 공직선거법 역시 선거 관련 여론조사 비용은 선거비용으로 간주하고 있다”며 “피고인은 윤 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노력하고 주요 정치 상황이 발생하면 함께 해결책을 모색한 정치적 공동체에 해당하고, 스스로도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명씨가 여론조사 결과를 일방적으로 보냈을 뿐 의뢰한 사실이 없다며 기부가 아니라고 혐의를 부인하지만,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여론조사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등 여론조사 실시에 동의가 있었음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변호인은 “명씨가 보낸 여론조사 결과는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전송됐고 피고인에게 별 가치가 없는 내용”이라며 “명씨가 홍보용으로 실시하고 그걸 보내던 인맥 리스트에 피고인과 윤 전 대통령을 추가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명씨도 인정했듯이, 피고인과 윤 전 대통령이 명씨와 공모했다고 인정할 어떤 근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이 김종인, 이준석과의 소통을 위해 명씨를 만난 것일 뿐 여론조사 계약을 위해 논의한 적도 없다”고 했다.

‘그라프 목걸이’ 수수 부인…“받았더라도 6천만원 불과”

특검팀은 김 여사가 통일교 쪽으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과 구두, 그라프 목걸이 등이 청탁의 대가라고 보고 있다. 샤넬 가방 등 총 8293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고는 통일교의 각종 현안을 해결해줬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피고인은 통일교로부터 청탁받은 바 없고 단순 선물이라고 주장하지만 그 의도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 통일교가 대선에 개입해 윤 전 대통령 후보 시절을 도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윤 전 본부장을 이용해 유착관계가 공고히 형성됐고, 넉넉히 공모관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등은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외교부 등의 담당 업무에 해당하고, 교육부 장관 예방 등은 행정 각부 장관 등 공식 일정에 관여한 것으로 공무원 직무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여사 쪽은 샤넬 가방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지만 이는 의례적 선물이었으며, 그라프 목걸이는 받은 적이 없다고 거듭 부인했다. 변호인은 “샤넬백은 800만원, 1200만원 수준에 불과해 전성배씨 고문료에도 훨씬 미치지 못한다”며 “이 2천만원을 받고 UN 제5사무국을 대한민국에 설치하고, 캄보디아 등 ODA를 정부 인원을 동원해 처리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라프 목걸이 역시, 수령을 안 했지만, 가격이 6천만원 상당에 불과해서 6천만원 금품 제공만으로 교육부 장관 예방, ODA 등 몇조 원의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청탁이 가능한지 심히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얼마 전 민주당에서 사격연맹부회장이 (특정 종교 단체원들을) 민주당 당원으로 가입시키려고 한 의혹이 있다”며 “김 여사 사건을 특검한다면, 민주당은 보다 더 심각한 사안으로 당연히 특검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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