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전기요금도 코인 결제 … 두바이서 블록체인은 이미 '현실'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2025. 12. 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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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석유에서 코인허브로
2026년까지 공공·민간거래서
90%이상 가상자산 활용 계획
연간 3조원대 경제 효과 기대
부동산 거래 법적기반도 마련
두바이서 열린 바이낸스 행사
세일러 회장 등 거물급 총출동
지난 3~4일 두바이 코카콜라아레나에서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가 열렸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사막을 캔버스 삼아 미래를 상상하며 나라를 만들어온 스타트업 국가다."

오마르 술탄 알 올라마 UAE 인공지능(AI)·디지털경제 국무장관이 지난 3일과 4일 이틀간 UAE 두바이 코카콜라아레나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BBW) 2025'에서 "블록체인은 미래를 향한 기술이기에 적극 접근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매일경제는 BBW의 미디어 파트너로 참가했다. 알 올라마 장관의 한마디에는 두바이가 블록체인을 보는 방향성이 명확하게 담겨 있다.

두바이에서 블록체인은 이미 현실이다. 두바이 기반 세계 최대 항공사인 에미레이트항공은 내년부터 비트코인 및 기타 가상자산 결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블록체인과 관련한 정부 차원의 명확한 방향성과 적극적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두바이는 특히 정부 제도 개혁에 머무는 게 아니라 명확한 규제를 제시해 전 세계 웹3 산업 허브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석유를 대체할 미래 산업 중 하나로 택한 것이 디지털 산업이다. 블록체인은 이를 위한 핵심 인프라스트럭처다. 두바이는 우선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가치를 인정했다.

이번 행사 기조연설자로 세계 최대 비트코인 매수 기업인 스트레티지의 마이클 세일러 의장을 초청한 것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세일러 의장은 이번 행사에서 "미국이 가상자산 수도가 되겠다고 선언하면서 비트코인은 이미 디지털 자본이 됐다"고 말했다. 두바이는 행정문서·자격 증명·허가증을 블록체인에 올리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간 수천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두바이 정부는 2026년까지 공공·민간 부문 거래 중 90% 이상에서 현금을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한다. 두바이 정부는 이를 통해 연간 최소 80억디르함(약 3조810억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두바이는 각종 정부 수수료를 가상자산으로 결제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정부 서류 발급에 필요한 수수료, 각종 벌금은 물론 수도·전기요금 등도 블록체인망을 통해 낼 수 있도록 했다.

두바이 재무부는 지난 5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크립토닷컴과 손잡고 정부 수수료를 가상자산으로 받는 협약을 체결했다. 결제는 크립토닷컴 앱을 통해 가능하며 결제된 자산은 즉시 UAE 화폐인 디르함으로 전환돼 재무부 계정으로 들어가는 구조다.

부동산 개발로 유명세를 떨쳤던 두바이는 가상자산으로 부동산도 매입할 수 있게 개편했다. 지난 4월 두바이 가상자산규제청(VARA)과 두바이 토지부(DLD)는 부동산 거래에서의 가상자산 통합을 위해 규제 환경을 개선하고자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법적인 기반을 마련했다.

두바이에서 가상자산으로 부동산을 사기 위해선 원칙적으로는 모든 문서가 법정화폐인 디르함 기준으로 작성돼야 한다. 투자자는 가상자산을 디르함으로 전환하고 모든 거래에 대해 자금 출처 검증과 고객신원확인(KYC)을 거쳐야 한다. 아직 완전히 자유롭게 가상자산으로 거래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거래할 수 있는 명확한 규제를 마련했다는 의의가 크다.

전 세계에서 블록체인으로 가장 유명한 나라였지만 2017년 금가분리(금융과 가상자산의 분리)가 시작된 이후 모든 산업 기반을 잃은 한국 입장에선 두바이의 명확한 규제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미 전 세계 웹3 기업은 두바이로 몰려들고 있다.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최근 두바이에 법인을 설립하고 활동을 확대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이달만 해도 BBW를 시작으로 솔라나 브레이크포인트, 비트코인 2025 메나 등 굵직한 웹3 행사가 차례로 열린다. 웹3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인 자오창펑(CZ) 바이낸스 창업자,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 스트레티지의 세일러 의장, 기술주 신봉자에서 이더리움 신봉자로 거듭난 톰 리 비트마인 의장 등도 두바이로 총집합했다.

바이낸스는 두바이의 명확한 규제를 바탕으로 결제 산업도 확장하고 있다. 자오 창업자는 미디어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전자 현금으로 시작됐지만 쉽지 않았다. 가상자산 변동성을 스테이블코인의 등장이 완화하고 기술이 이를 보완하고 있다"면서 "바이낸스 카드와 같은 기술이 발전하면 결국 전통 결제와 가상자산이 통합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낸스카드는 바이낸스 거래소에 있는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카드 결제를 할 수 있는 일종의 선불 충전 카드다. 두바이에서는 가상자산 카드가 널리 활용된다. UAE 전체 선불카드·디지털 월렛 시장은 2020~2024년 연평균 18% 성장했다.

두바이 종합상품센터(DMCC) 같은 금융 자유구역 내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가능하다. 그와 동시에 두바이는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의 일종인 '디지털 디르함'도 출시했다. 아부다비 통합교통기관(ITC)과 알마르야 커뮤니티은행(MBank) 간 협업으로 택시에 적용됐으며 디지털 월렛 앱을 통해 QR코드를 스캔해 바로 결제할 수 있다. 다만 현재는 거주자 위주로만 사용할 수 있다. 두바이는 향후 관광객에게로 사용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두바이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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