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휴전 2단계’ 전환 앞…카타르, 이스라엘에 철군 압박

가자전쟁 휴전 1단계 종료가 임박한 가운데 핵심 중재국인 카타르가 이스라엘에 군대의 철수를 압박하고 나섰다. 미국은 이달 안으로 휴전 2단계 전환을 꾀하고 있다.
아에프페(AFP) 통신과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을 보면,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는 6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외교 회의 도하포럼에서 “이스라엘군의 완전한 철수와 함께 가자지구가 안정 회복, 주민들이 자유로운 출입이 보장되지 않는 한 휴전이 완성될 수 없다”고 말했다. 휴전 협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알사니 총리는 “우리가 한 일은 그저 일시 정지일 뿐이다. 이걸 휴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재국인 튀르키예의 하칸 피단 외무장관도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통치권 이양을 위해서는 가자지구에 신뢰할만한 팔레스타인 치안기구와 행정부의 수립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도하포럼에서 진행된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또 다른 중재국인 이집트의 바드르 압델라티 외무장관도 “이스라엘이 매일 휴전을 위반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국제안정화군을 지상에 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한발 더 나아가 무장해제의 조건으로 이스라엘군의 철수가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하마스 협상단을 이끄는 칼릴 하야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의 무기는 점령자들의 존재와 연계되어 있다”며 “만약 이스라엘군의 점령이 끝난다면 주권을 가진 팔레스타인 정부에 무기를 넘기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정부 관계자는 ‘2주 안에 휴전 2단계로 전환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지난 4일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전했다. 이날 태국인 농장 노동자의 주검 1구가 이스라엘로 반환돼, 이스라엘로 송환돼야 할 인질 주검 28구 중 1구만 남게 되면서 휴전 1단계 종료가 임박한 데 따른 것이다. 휴전 2단계에선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가자지구 치안을 맡을 국제안정화군 창설·주둔, 행정을 맡을 팔레스타인 기술관료위원회와 국제 평화위원회(BoP) 출범이 진행될 예정이다.

가자전쟁 휴전 단계를 진전시키는 협상에서 ‘선차성’은 핵심 문제다. 이스라엘은 2023년 하마스의 침입 같은 사태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하마스의 무장해제가 확인되기 전에는 철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하마스는 인질까지 모두 돌려준 상황에서 무기가 없으면 이스라엘이 군 주둔을 영구화함으로써 가자지구를 병합하는 사태를 막을 수 없다고 본다. 최근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이스라엘군 철군을 둘러싼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가자지구 53%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점령이 영구화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되는 중이다.
이런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서라도 가자전쟁 휴전은 반드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로 연결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알사니 총리는 “중재국들은 2단계 전환을 위해서 함께 압박하고 있지만, 사실 2단계 자체도 일시적”이라며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으로 갈등의 근본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갈등엔 뿌리가 있다.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자신의 국가를 가질 권리에 관한 것”이라며 “우린 이 비전을 위해 미국 정부와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구상 20개 조항에는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의 가능성을 언급한 대목이 있다.
도하포럼에 참가한 다른 아랍 국가들도 이스라엘의 변화 없이는 팔레스타인과 중동 지역 평화를 담보하기 어렵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아흐마드 샤라아 시리아 임시 대통령은 “이스라엘은 갈등을 수출하려 함으로써 가자지구에서 저지른 끔찍한 학살로부터 도망치려 하고 있다(시선을 돌리려 한다)”고 말했다. 마날 라드완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 전권대사는 “이스라엘은 두 국가 해법에 반대하고, 내각 장관들은 팔레스타인과 아랍, 무슬림을 상대로 한 공격을 선동한다”며 “개혁되어야 하는 것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보단 이스라엘 정부”라고 비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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