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 코리아컵 우승’ 이끈 캡틴 전북의 솔직 고백… “리그 MVP 못 받아 아쉬웠다, 코리아컵 MVP로 위로” [MK현장]

전북현대의 ‘더블(2관왕)’을 이끈 박진섭이 코리아컵 MVP(최우수선수) 영광에 올랐다.

전북은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연장전 혈투 끝에 2-1 승리를 거뒀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박진섭은 양 팀 모두 한 명의 퇴장자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거친 몸싸움과 적극적인 볼 경합으로 중원을 든든히 지켰다.

120분을 모두 소화한 박진섭은 결승전 MVP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후 박진섭은 “사실 (이)승우가 받을 줄 알았다. 제가 받는다고 해서 놀랐다”라고 말했다. 이날 이승우는 상대의 퇴장을 유도하고 1-1로 맞선 연장 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집어넣었다. 하지만 연장 후반 시작과 함께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박진섭은 이승우가 아닌 자신이 수상해 놀란 눈치였다.

박진섭은 올해 K리그1 MVP 수상 유력 후보였지만, 폭발적인 공격포인트를 올린 이동경(울산HD)에게 밀려 수상이 불발됐다. 박진섭은 “리그 MVP에 대한 기대가 컸었다. 아쉽게 놓쳤는데, 코리아컵 결승전 MVP 받아 위로된다. 무엇보다 동료들이 너무 많은 축하를 보내주고 있다. 정말 기분 좋은 하루다”라고 말했다.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은 코리아컵 결승전을 앞두고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영상’을 활용했다. 박진섭은 “감독님이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5~6분 정도의 영상이었다. 지난해 우리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렀는데, 그때부터 올해 리그 우승을 차지한 과정이 담겨있더라. 선수들도 많이 뭉클했다”라며 “감독님이 선수들의 마음을 제대로 건드렸다. 모두가 꼭 결과를 가져오자고 다짐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포옛 감독은 결승전 벤치에 앉지 못했다. 강원FC와 4강 2차전에서 퇴장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날 마우리시오 타리코(등록명 타노스) 수석코치와 정조국 코치가 대신 팀을 이끌었다.

타노스 코치의 고별전이기도 했다. 최근 불거진 ‘인종차별 논란’ 때문.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양손 검지를 눈 근처에 갖다 댄 제스처를 두고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에서 인종차별이라 확언했고, 전북은 ‘판정을 잘 봐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모호한 상황 속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타노스 코치의 행동을 인종차별로 규명하고, 5경기 출장 정지와 2,000만원의 제재금 징계를 내렸다.

마지막까지 프로다운 모습을 보인 타노스 코치. 선수단은 억울한 누명을 쓴 그를 위해 특별한 세리머니까지 준비했다. 전반 추가시간 이동준의 선제골이 터진 뒤 선수단은 벤치 앞에 모여 90도 감사 인사를 건네는 모습을 보여줬다. 타노스 코치는 이를 보고 함께 인사하며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박진섭은 타노스 코치에 대해 “한 해를 돌이켜 보면, 코치님은 한국을 정말 사랑하고, 모든 문화를 존중해주는 지도자였다. 코치님뿐만 아니라 포옛 감독님을 비롯한 모든 코칭스태프가 마찬가지다. 그래서 오늘은 골을 넣은 뒤 꼭 코치님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표하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북은 2020년 이후 5년 만에 코리아컵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여섯 번째 우승으로 포항스틸러스(6회)와 최다 우승 타이를 기록했다.

아울러 2025시즌 4년 만에 K리그1 왕좌를 되찾은데 이어 코리아컵에서도 최정상에 오르며 2020년 이후 두 번째 더블에 성공했다. K리그 역대 세 번째 더블이기도 하다. 2013년 포항, 2020년, 2025년 전북이 기록했다.

[상암(서울)=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