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36등에서 수능 만점으로… 비결은 “흔들리지 않는 꾸준함”
2026학년도 수능시험에서 만점을 기록한 전주한일고 3학년 이하진 군은 7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부모님이 제 선택을 존중해 주고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신 덕분입니다. 그리고 3년 동안 지도해 주신 선생님들의 도움이 컸습니다”라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전북에서 수능 만점자가 나온 것은 2018학년도 이후 8년 만, 재학생 기준으로는 2016학년도 이후 10년 만이다. 이 군의 만점 사실은 지난 5일 공식 확정됐으며, 현재 학교와 전북도교육청은 지역 교육계는 뒤늦게 환영 분위기에 휩싸여 만점자 탄생 배경과 향후 지원 방향을 정리하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국어와 영어 모두 어렵게 출제된 올해 ‘불수능’ 상황에서 특목고나 자사고가 아닌 일반고 재학생이 전 과목 만점을 기록한 것은 지역 교육 환경 전반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군은 고교 입학 당시만 해도 최상위권이 아니었다. 중학교 시절 성적은 전교 15~25등 사이였고, 전주한일고 입학 성적도 36등이었다. 그러나 3년 동안 학교의 체계적인 수업, 학력 향상 프로그램 지원, 자기 주도적 학습, 꾸준한 생활 습관을 바탕으로 성적을 끌어올려 3학년 1학기 누적 내신 1.05등급에 이르렀고, 이번 수능에서는 전국 수석에 해당하는 만점을 거머쥐었다.
그는 “수업 전 교과서를 가볍게 한 번 읽고, 수업에서 선생님이 강조하는 흐름을 놓치지 않는 데 집중했다”며 “평소에는 주말 모의고사 프로그램을 통해 실전 감각을 길렀고, 내신 기간에는 스스로 문제를 만들어 친구들에게 풀려보기도 했다”고 자신의 공부법을 전했다. 또한 “맞힌 문제라도 더 좋은 풀이가 없는지 확인했다”며 “‘수능 한 등급 올리기 90일 프로젝트’를 통해 탐구 영역 실력을 많이 늘릴 수 있고, 화학 실험캠프 등 학교 활동도 미래 의학도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공부할 때 집중하고 쉴 때는 확실하게 쉬면서 균형을 유지하려 했다. 믿음이 흔들리지 않으면 큰 슬럼프도 없다”며 “교과서 중심의 꾸준한 학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학교 측은 이 군이 학업뿐 아니라 인성 면에서도 모범적이었다고 강조했다. 체육 시간에는 친구들과 축구를 즐기고, 교내 텃밭 가꾸기 활동을 통해 직접 재배한 오이, 수박, 바질, 옥수수 등으로 ‘체육한마당’ 행사에서 음료를 만들어 친구들에게 나누는 등 배려심 깊은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2학년부터 ‘재능나눔활동’을 통해 점심·방과후 시간에 친구들과 수학·과학 문제를 함께 풀며 교학상장(敎學相長)의 경험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본인의 실력도 강화됐고, 함께 공부한 친구들의 성적도 크게 상승해 학년 전체 학습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한영숙 전주한일고 교장은 “3년간의 성실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놀라움보다 ‘충분히 가능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학생의 노력과 교사의 열정, 교육청의 지원이 함께 만들어낸 공교육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전북교육청도 ‘학력향상 도전학교’와 ‘수능 한 등급 올리기 90일 프로젝트’ 등을 지원하며 공교육 기반 학력 신장에 힘을 실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일반고 학생이 어려운 시험에서 만점을 받았다는 사실은 공교육에서도 최고 수준의 성취가 가능하다는 중요한 메시지”라고 평가하며 “학력 신장 프로그램을 더 고도화해 학생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사회도 “전북 인재 경쟁력의 저력을 확인한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일선 교사들은 “일반고에서도 수능 만점자가 나온 만큼 학생·학부모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북 교육 전반에 자신감을 심어줄 만한 성과”라고 반겼다.
학업과 일상, 공동체 활동을 균형 있게 이어온 이 군은 “좋은 선생님들과 친구들을 만난 덕분에 꾸준히 해온 노력이 결실을 본 것 같다”며 “앞으로도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구체적 진로는 좀 더 고민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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