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이중항체' 대전…中 독주 전망 속 'K-바이오'도 개발 속도
셀트리온·삼성에피스홀딩스·에이비엘바이오 등 국내 기업도 임상 단계 개발 가속

올해 대규모 글로벌 제약바이오 라이선스 딜(거래)에서 이중 및 다중항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게 나타나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인 다중항체의 시대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셀트리온, 삼성에피스홀딩스, 에이비엘바이오 등도 임상 단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관심이 모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라이선스 딜 상위 20개 중 6개가 이중항체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최근 수년간 항암 영역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항체-약물접합체(ADC)에서 이중 및 다중항체로 옮겨가고 있단 것을 보여준다. 특히 상위 10개의 다중항체 딜 중 7개가 중국 바이오 기업의 라이선스 성과란 점이 눈에 띈다.
네이처는 이를 두고 "중국 기업으로부터 인수한 에셋(자산)의 규모가 불균형적으로 크다"고 평가했다. 또한 "특허 절벽에 직면한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를 메우기 위해 글로벌 국경 간 기술이전을 활발히 이어갈 것"이라며 "중국 개발사들은 빠른 개발 속도와 대규모 임상 수행 능력을 무기로 연구자 주도 임상에서 초기 인간 대상 '신호 검증' 데이터를 확보해 수익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중항체는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에게 혁신신약으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기존의 단일 표적 단일클론항체(mAB) 블록버스터를 확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란 점에서 더 매력적인 모달리티(치료접근법)인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라이선스 딜의 건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이중항체 딜의 규모는 커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빅파마의 '베팅' 심리를 방증한다.
현재 이중항체 영역에서 중국 기업들이 사실상 독주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 입장에선 이들과 단순히 경쟁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강점을 배워야 할 필요성이 있단 목소리도 높다. 여러 바이오텍과 협업 중인 셀트리온도 현재 ADC와 다중항체 분야에서 중국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미 에이비프로와 임상 단계에서 이중항체 T세포 인게이저(CE)를 개발 중이다.
신약개발을 공식화한 삼성도 삼성에피스홀딩스 산하의 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을 통해 이중항체 ADC 플랫폼을 자체 개발하는 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중국 프론트라인과의 이중항체 ADC 공동개발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에피스와 프론트라인 케이스는 고육지책 같은 측면도 있지만 글로벌에서 봐도 중국 파이프라인의 경쟁력이 높은 건 사실"이라며 "삼성의 프론트라인 지분투자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국내 바이오텍들도 이중항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존재감이 큰 건 에이비엘바이오다. 에이비엘바이오는 4-1BB 기반 이중항체 TCE 플랫폼 '그랩바디-T'가 적용된 다수의 이중항체 항암신약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을 임상 단계에서 개발 중이다.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 못지 않은 성과를 보여줄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내년부턴 미국 자회사 네옥바이오를 통해 이중항체 ADC 임상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ADC는 강력한 항암 물질인 페이로드(암세포를 사멸하는 물질)를 갖고 있어 약물이 정상 조직엔 영향을 주지 않고 암 세포만 공격하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중항체 ADC는 단일항체 ADC 대비 종양에 침투하는 능력이 높아 이러한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기존 단일항체 ADC와는 달리 아직 승인된 약물이 없는 최신 모달리티인 만큼 향후 시장성이 매우 크고 조속한 임상 개발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현재 'ABL206'과 'ABL209'의 임상시험계획서(IND)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있고, 네옥바이오가 이미 임상 준비를 마친 만큼 빠른 임상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아 기자 seon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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