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립공원, 트럼프 생일엔 ‘무료’·흑인 인권 기념일엔 ‘유료’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내년부터 트럼프 대통령 생일에 미국 내 국립공원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주니어를 기념하는 날과 노예 해방을 기념하는 ‘준틴스’는 유료 입장일로 바뀐다.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은 내년부터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데이(1월 셋째주 월요일)와 준틴스(6월19일)를 국립 공원 무료 입장일에서 제외하고, 국기의 날과 겹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6월14일)을 새로운 무료 입장일로 지정했다. 대통령의 날(2월16일), 독립기념일 주말(7월3~5일), 제헌절(9월17일)을 비롯해 국립공원 체계를 갖추는 데 기여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생일(10월27일)도 무료 입장일로 추가됐다.
국립공원 무료 입장 정책 개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핵심 과제로 밀어붙여 온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철폐 정책 일환으로 추진된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직후 DEI 정책을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 여러 기관에선 DEI와 연관된 공휴일 축하 행사를 중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준틴스를 겨냥해서는 “일하지 않는 공휴일이 너무 많다. 수십억달러 국가적 비용을 초래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AP통신은 이번 개편으로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두 시민권 기념일이 제외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민권 역사를 축소하는 대신 대통령의 이미지와 이름, 유산을 부각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AP는 전했다. 미국 최대 흑인 인권단체인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ACP) 전 회장이자 하버드 케네디스쿨 교수인 코넬 윌리엄 브룩스는 SNS에 “노골적이고 역겨운 인종차별”이라고 비판했다.

이번에 개편된 국립공원 무료 입장은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에게만 적용된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달 25일 미국에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에겐 국립공원 입장료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국립공원 연간 이용권 가격은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에겐 기존 80달러가 유지되지만, 외국인 여행객 등 외국인에겐 250달러가 적용된다. 인기가 많은 11개 국립공원의 경우 외국인에게 100달러의 입장료를 추가로 받는다. 내무부는 지난 5월 발표한 2026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외국인 차등 요금이 연간 9000만달러(약 1327억원) 이상 수익을 낼 것으로 추산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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