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난도 수능영어, 1등급 역대 최저에 사교육 폭증 조짐

이은영 2025. 12. 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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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중한 학습 부담을 완화하겠다며 절대평가로 운영돼 온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영역이 올해 유례없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학교 현장의 혼란이 커지고 일부에서는 사교육 수요가 다시 폭증할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도시에 비해 영어 학습 여건이 열악한 농어촌 학교에서는 1등급 학생이 단 한명도 나오지 않는 사례가 확인되며 대학이 요구하는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수험생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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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농어촌 학교 전교생 중 1등급 한명도 없어…최저 등급 ‘탈락’
지역 영어 학원가 수강 문의 잇따라…학부모 “영어도 투자해야 하나”
교육계 “조기 사교육 영향 영어 난도 올라가면 절대평가 취지 무색”
▲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과중한 학습 부담을 완화하겠다며 절대평가로 운영돼 온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영역이 올해 유례없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학교 현장의 혼란이 커지고 일부에서는 사교육 수요가 다시 폭증할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도시에 비해 영어 학습 여건이 열악한 농어촌 학교에서는 1등급 학생이 단 한명도 나오지 않는 사례가 확인되며 대학이 요구하는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수험생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실시된 2026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에서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은 3.11%(1만5154명)에 그쳤다.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9차례 수능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지역별 세부 현황은 평가원이 이듬해에 공개해 현재로는 알 수 없지만, 전남 곡성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응시생 74명 중 1등급을 받은 학생이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해당 학교에서도 상당수 학생이 대학별 최저등급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영어 영역은 ‘불수능’을 넘어 ‘용암’에 비유될 정도로 난도가 지나치게 높았다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다. 절대평가의 핵심은 일정 학습 수준에서 예측 가능한 성취가 가능해야 한다는 데 있으나, 과도한 난도로 이 원칙이 흔들리면서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 불신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정훈탁 광주시교육청 장학관은 “영어는 조기 사교육의 영향을 크게 받는 과목인데 난도가 급격히 올라가면 절대평가 취지를 살릴 수 없다”며 “6월 모의고사에서 1등급을 받았던 중상위권 학생들이 이번 수능에서 2∼3등급으로 떨어져 입시 현장이 혼란스러워졌다”고 말했다.

조정아 장학사는 “절대평가의 목표는 공교육으로도 충분히 입시를 대비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있다”며 “공교육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비하지 않으면 사교육 접근성이 낮은 비수도권 학생들이 불리한 환경에 처할 수 있다고”고 밝혔다.

절대평가 취지를 둘러싼 혼란은 학부모·학생의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신여고 3학년 자녀를 둔 정모(52) 씨는 “딸이 모의고사에서 항상 1∼2등급을 받아 영어는 사교육 없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며 “최저 기준을 맞추지 못해 발목을 잡혔는데, 영어도 투자해야 하나 싶어 마음이 무겁다”고 토로했다.

정씨는 “딸이 가고 싶어 하던 대학을 포기해야 할 처지에 놓이면서 심적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절대평가라 안심했는데 되레 영어 공부를 더 시켰어야 했나 하는 생각만 든다”고 전했다.

지역 학원가에서는 이미 ‘용암 영어’ 여파가 감지되고 있다. 김주형 광주대성 디퀀텀 부센터장은 “상위권 학생들도 예상치 못하게 영어에서 등급이 낮게 나오면서 최저 충족 요건에 많이들 미끄러졌다”며 “수능 성적표를 배분한 지난 5일부터 상담 전화가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봉선동에서 17년째 영어 강사로 활동 중인 폴영어학원 김장효 씨는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그동안 학생들이 영어 공부를 등한시해 왔다”며 “올해처럼 지문과 선지가 까다로워지면 상위권·비상위권 간 성적 양극화는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러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는 한 개의 문제를 파고들어 지문 독해 능력, 선지의 오답·정답을 판별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대응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1등급 비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데 대해 “교육과정의 학습 정도를 평가한다는 절대평가 취지에 맞는 시험 난이도를 목표로 했으나 당초 취지와 의도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온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6∼10% 수준의 1등급 비율을 목표치로 삼고 출제 방향을 잡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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