火魔에 얼룩진 홍콩, 2기 입법회 선거 실시... ‘親中 진영 독무대’

유진우 기자 2025. 12. 7.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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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각) 홍콩에서 입법회(의회) 선거 투표가 시작됐다.

전문가들은 제도 개편과 화재 참사로 싸늘하게 식은 홍콩 민심이 과연 얼마나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지를 이번 선거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2회 홍콩 입법회 선거 투표는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진행된다.

지난 2021년 입법회 선거 투표율은 30.2%로,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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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석 90석 모두 친중 진영 차지 예상

7일(현지시각) 홍콩에서 입법회(의회) 선거 투표가 시작됐다. 159명 목숨을 앗아간 대형 화재 참사로 홍콩 전역이 비통에 잠긴 채 치러지는 선거다.

이번 선거는 중국 정부가 주도한 선거제 개편으로 ‘애국자’ 인증을 받은 친중(親中) 후보만 출마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제도 개편과 화재 참사로 싸늘하게 식은 홍콩 민심이 과연 얼마나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지를 이번 선거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27일 홍콩 왕푹 코트 아파트 단지 화재 참사 현장 인근에서 한 남자가 다가오는 입법회 선거를 앞두고 캠페인 포스터 옆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2회 홍콩 입법회 선거 투표는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진행된다. 2021년 1회 선거 당시보다 투표 마감 시간을 2시간 늦춰 총 16시간 동안 투표소를 연다. 역대 최저를 기록했던 지난 선거 투표율을 만회하고, 화재 참사로 인한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달 26일 홍콩 타이포 지역 공공 주택 단지 왕푹 코트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는 최소 159명에 달하는 사망자를 냈다. 홍콩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 중 80년 만에 가장 큰 인명 피해다. 당국은 리모델링 과정에 쓰인 불량 건축 자재가 불길을 키웠다고 했지만, 부실한 안전 관리와 늑장 대응에 분노한 홍콩 시민들 원성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화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그는 지난 5일 “모든 유권자가 비판적 투표(critical vote)를 행사해야 한다”며 “투표는 시스템을 개혁하고 피해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홍콩 주재 중국 국가안보처 역시 “홍콩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투표하라”며 거들었다.

3일 홍콩 입법회 총선 홍보 현수막 앞을 행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선거 열기는 차갑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는 1회 입법회 선거 이후 홍콩 선거제를 전면 개편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입법회 의원에 출마하려면 후보 자격 심사위원회가 인정한 ‘애국자’여야 한다. 이미 주요 민주파 인사들은 2019년 대규모 시위 이후 제정한 홍콩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대부분 구속되거나 해외로 망명한 상태다. 위원회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남은 민주파 진영 인사들을 반중(反中) 인사로 분류해 걸러냈다.

홍콩 당국은 이번 선거 투표율 저조를 우려해 강경책도 병행하고 있다. 홍콩 부패방지위원회는 4일 투표 불참을 선동한 혐의로 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홍콩에서는 선거를 보이콧하라고 선동하거나, 백지 투표를 독려하는 행위가 형사 처벌 대상이다.

중국 중앙정부는 화재 참사를 빌미로 한 반정부 시위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정부는 “화재를 이용해 홍콩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3일 홍콩 입법회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지지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관건은 투표율이다. 지난 2021년 입법회 선거 투표율은 30.2%로,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번 선거 역시 민주파 지지층이 대거 기권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화재 참사에 대한 추모 분위기까지 겹쳐 투표율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투표 결과는 이르면 8일 새벽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2021년 선거 당시에는 투표 다음 날 20일 새벽 3시경 당선자가 발표됐다. 개표는 다음 날 오전 중 끝났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큰 이변이 없는 한 친중 진영이 입법회 의석 90석을 모두 휩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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