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먹고 다 같이 쌌다”...회식 다음날 출근 못하게 하는 겨울철 불청객 [생활 속 건강 Talk]
12~2월 환자 절반 집중 발생
생굴·조개류 섭취가 주요원인
특효약 없어 수분 보충이 핵심
직장인 A씨(41)는 최근 송년회 이후 갑작스러운 구토와 설사로 일주일간 고생했다. 평소 소화 기능이 약한 편이 아닌데도 송년회 다음날 새벽 갑자기 구토가 시작됐고 하루 종일 설사가 이어졌다. 병원을 찾은 A씨는 노로바이러스 감염 진단을 받았다. 함께 술잔을 돌려 마셨던 동료도 비슷한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았다. 겨울철에는 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는다는 인식 탓에 방심하기 쉽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겨울이 더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이란 사람의 위와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식중독을 말한다. 극히 적은 바이러스 양으로도 증상이 발생할 만큼 전염력이 강하다.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낮은 기온에서 번식력이 떨어지지만 노로바이러스는 낮은 기온에서 오히려 활동이 활발해진다. 김정연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영하 20도에서도 생존할 정도로 저온 내성이 강하고 일반적인 조리 온도나 수돗물의 염소 농도로도 완전히 사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익히지 않은 수산물이나 오염된 손으로 준비한 음식, 오염된 식수 등이 주요 감염 경로다. 특히 겨울철에는 생굴, 조개류 섭취가 늘면서 감염 위험도 높아진다.
평균 잠복기는 12~48시간으로 짧아 감염 후 갑작스럽게 증상이 시작될 수 있다. 소아에게는 구토가, 성인에게는 묽은 설사가 흔하고 권태감, 두통, 발열, 오한, 근육통 등 전신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심해질 경우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윤진구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노로바이러스는 한번 감염된 후 단기간 내에 재감염이 가능하다”며 “증상이 사라진 뒤에도 최대 2주간 대변을 통해 바이러스가 배출될 수 있기 때문에 완치 후에도 위생관리에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의 핵심은 ‘수분과 전해질 보충’이다. 노로바이러스만을 정확히 타깃하는 항바이러스제나 항생제가 없기 때문이다. 물을 충분히 섭취하면 대부분 2~3일 내 자연 회복된다. 김 교수는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이 발생하면 수분을 섭취해 탈수를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흡수가 잘되는 이온 음료나 보리차를 충분히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되는 반면 탄산음료, 과일 주스는 탈수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으로 장 기능이 약해진 상태에서는 고농도의 당이 장 내 삼투 작용을 일으켜 오히려 수분을 끌어당기고 설사를 더 심하게 만든다. 또 탄산과 산 성분은 위장 점막을 자극해 구역감이나 복통을 유발할 수 있어 수분 보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윤 교수는 “아직까진 노로바이러스를 겨냥한 특효약이나 예방 백신이 없기 때문에 대증요법으로 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구토와 설사가 심한 경우에는 수액 치료가 필요할 수 있는데, 지사제는 바이러스 배출을 막아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어 가급적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노인, 임산부,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탈수 위험이 크기 때문에 증상이 심하거나 3일이상 지속되면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김 교수는 “경증 탈수는 경구 수액으로 교정할 수 있지만 심한 탈수는 정맥 주사를 통한 수액 공급이 필요하다”며 “구토, 설사, 어지러움 등의 탈수 증상이 지속되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은 ‘예방’이다. 노로바이러스는 70도에서 5분, 100도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사멸한다. 굴, 조개류를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하는 이유다. 냉장 보관한 과일과 채소는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고 껍질을 벗겨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 연말 모임에서는 술잔이나 식기 공유를 피하는 것이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예방을 위해선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는 습관이 필수”라며 “특히 화장실 사용 후, 음식을 조리하기 전,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 씻는 습관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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