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 크로스를 혼자 지웠다…득점왕 싸박도 못 뚫은 벽, 부천 수비수 홍성욱

부천 골문으로 향하는 공중볼은 대부분 그의 머리에 걸렸다. 올해 K리그 득점왕 싸박(수원FC)도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장신(186㎝)을 이용한 제공권은 뛰어났고 대인 마크도 괜찮았다. 부천 FC 중앙 수비수 홍성욱(23)은 수원 FC 공격력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부천은 1부 승격의 꿈을 키웠다.
홍성욱은 지난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스토퍼로 풀타임 뛰었다. 부천 골문으로 올라오는 크로스를 대부분 차단했고 중앙 수비수 백동규와의 호흡도 좋았다. 비프로 분석에 따르면, 홍성욱은 이날 스무 개 크로스를 헤더로 끊었고 4차례 공중볼 경합에서 세 차례 볼을 따냈다. 슈팅도 두 번이나 블록했다. 패스 성공율도 85.3%(34개 중 29개 성공)로 높았고 미드필더를 향한 전진 패스도 괜찮았다. 홍성욱은 비프로가 매긴 평점에서 7.9를 받았다. 부천 선수 중 결승골을 넣은 바사니(8.4점), 수원의 유효슈팅을 모두 막아낸 김형근(8.4점)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평점으로 수비수 중에는 단연 최고다. 홍성욱은 경기 후 “동규형이 내 위치를 잘 잡아줬고 코칭 스태프도 싸박을 제어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알려줬다”며 “이 모든 게 시너지를 발휘해 무실점으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성욱은 17세 이하 국가대표팀 출신 기대주다.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해 한국이 아이티와 칠레를 꺾고 10년 만에 8강에 오르는데 기여했다. 이후 부산 부경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제주 유나이티드에 입단했고 그해인 2021년 K리그에 데뷔했다. 홍성욱은 제주에서 두 시즌 동안 8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고, 2022년 태국 무앙통 유나이티드로 잠시 임대를 갔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홍성욱은 “2023년 부천에 입단해 부상으로 한 경기도 뛰지 못했는데 이영민 감독님이 믿고 기다려주셨다”고 회고했다. 홍성욱은 2024년 21경기, 2025년 27경기를 소화하며 주전 수비수 자리를 굳혔다. 홍성욱은 “부상과 재활, 훈련 속에 보낸 힘든 시간을 지금 보상받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부천은 8일 수원 원정에서 수원 FC와 다시 맞붙는다.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기 때문에 수원 원정에서는 비기기만 해도 1부로 승격할 수 있다. 홍성욱은 “어릴 때 제주에서 1부리그를 경험했지만 너무 짧았다”며 “이번에도 무실점으로 수원 공격을 막아내 내년에 다시 1부리그에 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홍성욱은 “부천은 1부리그로 충분히 올라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방심하지 말고 똑같이 그동안 해온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홍성욱은 “우리가 승격한다면 선수단, 서포터스에게 모두 큰 선물이 될 것”이라며 “부모님, 누나에게도 기쁨을 선사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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