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범 인정한 조진웅, 더욱더 충격적인 이유[서병기 연예톡톡]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배우 조진웅(49 본명 조원준)이 고교 시절 차량절도 등의 범죄에 연루돼 형사재판을 받고 소년보호처분을 받아 소년원에 송치됐다는 의혹을 인정했다. 다만 ‘성폭행’ 의혹은 부인했다.
조진웅의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는 5일 “(조진웅) 배우에게 확인한 결과 미성년 시절 잘못했던 행동이 있었음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이는 일부 확인된 사실에 기반한 것으로 30년도 더 지난 시점에 경위를 완전히 파악하기에는 어렵고, 관련 법적 절차 또한 이미 종결된 상태라 한계가 있습니다. 단 성폭행 관련한 행위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고 밝혔다.
이어 성인이 된 후 극단 단원을 폭행해 벌금형을 받았고, 영화 데뷔 이후 음주운전으로 면허 취소 처분을 받은 전력도 있다는 폭로도 나온 점에 대해서는 “성인이 된 후에도 미흡한 판단으로 심려를 끼친 순간들이 있었던 점 역시 배우 본인은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며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고 덧붙였다.
조진웅은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과 성남에서 중고교를 다녔는데, 이 때부터 연극을 하기 작했다. 대학은 다시 부산으로 와 경성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진학했고, 동문 극단인 동녘을 중심으로 10여년을 부산에서 연극배우 생활을 하다, 2004년 ‘말죽거리 잔혹사’로 영화 데뷔했다. 하지만 이 때만 해도 출연분량이 적어 조진웅이라는 배우를 알아보지 못했다.
TV에서는 데뷔작은 아니지만 2009년 KBS2 주말극 ‘솔약국집 사람들’에서 큰 오토바이를 타고, 폭주족 같은 느낌으로 세트 무대에 나타난 ‘브루터스 리’ 역할로 시청자의 인상에 남았다.
이후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존재감을 키워나갔다. ‘비열한 거리’ ‘범죄와의 전쟁’ ‘끝까지 간다’ ‘명량’ ‘암살’ ‘범죄도시’ ‘독전1,2’ ‘강철비’ ‘경관의 피’ ‘데드맨’ 등 많은 영화와 ‘추노’ ‘욕망의 불꽃’ ‘뿌리깊은 나무’ ‘태양은 가득히’ ‘시그널’ ‘안투라지’ 등 TV 드라마 출연도 적지 않았다.
조진웅은 초기에는 범죄자로도 자주 나왔지만, 작품이 거듭될수록 사회 비리와 권력범죄를 쫓는 수사관이나 경찰 등 ‘정의로운 사람’ ‘개념배우’라는 이미지가 더해져 더욱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이로 인해 수많은 광고 출연과 수상의 영광이 뒤따랐다.
특히 2016년 tvN 드라마 ‘시그널’에서 강력계 형사인 이재한 형사를 연기하면서 함께 연기한 이제훈, 김혜수와 함께 인기가 급상승했다.
하지만 조진웅의 과거 범죄 이력이 드러나면서, 그가 주연을 맡아 이미 제작이 완료돼 2026년 편성될 예정인 드라마 ‘두 번째 시그널’이 정상적으로 방송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조진웅의 범죄 이력이 오래 전의 일이라고 하지만, 충격적인 이유는 조진웅이 그동안 쌓아올린 이미지와는 너무 상반되기 때문이다.
그는 2017년 영화 ‘대장 김창수’에서 백범 김구의 청년시절 아명인 김창수를 연기해, 독립운동가를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광복절이나 제헌절 등의 국가행사에는 단골 초청 배우로 대접받게 됐다. 역사 다큐멘터리가 편성되면 내레이터나 프리젠터 섭외 1순위가 조진웅이다.
하지만 연예매체 디스패치가 보도했듯이, 조진웅이 학창시절 차를 훔쳐 온갖 범행을 저질렀고, 성인이 되고나서도 극단 단원을 심하게 폭행했다면,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수사관’ 이미지가 아니라 ‘약자를 괴롭히는 사람’이 돼버린다.
뿐만 아니라 조진웅은 한번도 “과거 또래들을 괴롭히고 범죄에 연루된 적이 있다”고 스스로 고백한 적이 없다.
TV 드라마나 영화는 환영이고, 환상이지만 그것은 사람들의 의식에 작동해 영향을 미친다. 정의로운 경찰과 형사를 자주 연기한 조진웅은 듬직한 외모와 더해져, 실제와는 관계 없이 기대고 싶을 정도로 든든한 이미지가 형성됐다. 이제 그에 대한 믿음이 깨졌다.
‘시그널’의 이재한 형사 캐릭터를 설명하는 핵심문장인 ‘포기하지 말아요. 과거는 바뀔 수 있습니다.’가 무슨 의미인지 헷갈리게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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