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인 장시간 낮잠’은 체력 저하와 건강 이상 신호 [박민선의 건강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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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는 더운 기후에 적응해 점심 이후 잠시 낮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는 '시에스타' 문화가 있다.
다만 낮잠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경우에는 질병 신호가 될 수 있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60세 이상에서는 90분 이내의 낮잠이 대사질환 위험을 낮추는 경향을 보였다.
대다수 연구는 90분을 넘어가는 장시간 낮잠은 야간 수면 리듬을 방해할 수 있고, 무엇보다 체력 소진에 의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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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스페인에는 더운 기후에 적응해 점심 이후 잠시 낮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는 '시에스타' 문화가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봄철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춘곤증을 제외하면, 한여름을 빼고는 낮 시간대에 별도 휴식이 꼭 필요한 환경이라고 보긴 어렵다.
수면이 장기의 회복과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은 여러 연구에서 확인되고 있지만, 밤잠에 비해 낮잠은 연구가 상대적으로 적어 명확한 결론이 충분히 제시되지는 않았다. 다만 낮잠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경우에는 질병 신호가 될 수 있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규칙적으로 검진을 받아오던 53세 여성이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키 158cm, 체중 57kg으로 정상 범위였고, 평소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온 가정주부였다. 암이 발생했다는 것은 운동, 영양, 감정적인 스트레스 및 환경 변화 등이 반복적으로 몸의 체력을 앗아가는 방향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임상 현장에서는 암 발생 수개월 또는 수년 전부터 체력 저하를 초래할 만한 요인 중 한두 가지가 먼저 나타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암 진단 5년 전 영양 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이 환자의 아침·점심 섭취량은 필요 열량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저녁식사도 500kcal 정도로 제한적이었다. 그 결과 하루 총 섭취 열량은 약 1500kcal로, 이는 일반적으로 소식 경향이 두드러지는 70대 이상에서 관찰되는 수준에 해당했다. 주요 영양소 섭취도 전반적으로 부족해 영양적으로 매우 불균형하고 결핍 위험이 큰 식사 패턴을 유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아침식사량이 매우 부족한 상태에서 2시간 이상 산행을 1년 전부터 지속했다는 점이다. 점심식사 후에는 체력 고갈로 인해 식사 이후 정리도 하지 못하고 깊은 잠에 빠져 2시간 이상 자야만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였다. 낮잠을 자고 나면 일시적으로 회복되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는 이러한 변화가 특별한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했다고 한다.

낮잠 아닌 체력 소진이 문제
낮잠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장시간 낮잠에서 쉽게 깨어나지 못할 정도의 피로감은 질병 위험을 높인다. 과거 소규모 NASA 연구에서는 30분 이내의 짧은 낮잠이 집중력을 34%, 오류율을 16% 낮추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 최근 중국 중장년층 981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30분 이하의 오후 낮잠을 취하는 경우 낮잠을 전혀 자지 않는 사람보다 심혈관·신장·대사증후군 위험이 약 35.3% 낮았다고 분석됐다. 60세 이상에서는 90분 이내의 낮잠이 대사질환 위험을 낮추는 경향을 보였다. 대다수 연구는 90분을 넘어가는 장시간 낮잠은 야간 수면 리듬을 방해할 수 있고, 무엇보다 체력 소진에 의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결국 건강을 위해 시작한 산행이 오히려 체력 고갈을 반복적으로 초래하면서 면역 기능과 회복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고, 이러한 변화가 암 발생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운동이나 영양 등 한 가지 생활습관 이상이 꼭 질병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정상 체중이거나 약간 과체중이거나 또는 비만하더라도 고령자는 운동량을 늘릴 때는 그에 맞춰 열량 섭취도 일정 부분 늘려야 한다. 그래야 신체 에너지 균형과 대사 속도가 적절하게 유지되며 질병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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