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최우선 삼은 트럼프 NSS… 韓 향한 전략적 요구선 높아지나

김영희 2025. 12. 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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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언급 삭제 속 동맹국 역할 확대 요구
제1도련선 방어 핵심축에 韓 포함 시사
▲ 트럼프 대통령 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NSS)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현상 변경, 특히 대만 침공을 억제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춘 점이 두드러졌다.

미국 우선주의를 기반으로 한 트럼프식 ‘먼로주의’를 전면에 내세우며 서반구 안정화를 통한 국경안보 확보를 최우선 과업으로 제시한 가운데, 아시아 전략에서는 대만 문제에 선택과 집중을 한 모습이 분명히 드러난다.

새 NSS는 아시아 분야에서 “군사적 우위를 유지함으로써 대만 분쟁을 억제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밝히며 “제1도련선 어디에서든 침략을 저지할 수 있는 군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다만 “미국이 이를 단독으로 수행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며 동맹국들의 방위비 증액과 집단방어 역할 확대를 강하게 요구했다.

미국 외교는 제1도련선 내 동맹국에 항구·시설 접근권 확대와 방위지출 증가, 침공 억제를 위한 역량 강화 투자를 촉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한국과 일본이 제1도련선에 포함되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 유사시 억제를 위해 양국의 방위 투자 확대와 군사역량 강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번 NSS에서는 북한 관련 기술이 전면적으로 빠졌으며 과거 문서에 포함되던 북한 비핵화 목표도 삭제됐다. 이는 미국이 핵우산 제공 약속은 유지하되 대북 방어의 상당 부분을 한국에 맡기고 미국은 중국 억제, 그중에서도 대만해협 위기 방지에 집중하겠다는 의중을 담은 것으로 읽힌다.

NSS는 대만의 반도체 생산 중요성, 제2도련선과 동북아·동남아 두 전구를 잇는 전략적 지리 등을 대만 중시 기조의 배경으로 제시했으며, 대만 유사시 한국과 일본 등 제1도련선 동맹국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한국의 비용 분담 증가를 강력히 요구함에 따라 이들 국가가 제1도련선을 방어할 수 있는 역량 구축에 초점을 맞춰 국방지출을 늘리도록 촉구해야 한다”는 구절은 동맹국 역할 확대 압박을 드러냈다.

이 같은 대만 중시 기조는 한국 안보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만 억제를 명분으로 한 미군의 인도·태평양 지역 주둔 강화는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더라도 미국이 한국·일본·필리핀 등 역내 동맹에서 쉽게 발을 빼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는 대중 억제 측면에서 동맹국 주둔의 전략적 가치를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미국의 한국 군사력 강화 요구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포함한 한국의 독자적 방위능력 강화에 기여할 여지도 있다.

반면 미국이 한국에 중국 견제 역할을 기대하는 분위기는 외교·안보 환경에서 새로운 딜레마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공개 지지한 상황에서 한국은 핵잠 등을 통해 대북 억지를 강화하려는 의도와, 미국은 이를 대중 억지에 활용하려는 의도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한국의 군사력 강화 조치가 자신들을 겨냥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라며 다양한 압박을 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 미·중 전략경쟁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미동맹을 통한 대북 억지 강화, 미국 요구에 부응하는 대중 견제 역할, 동시에 한중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3중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미·중이 무역 분야에서 잠시 갈등을 완화하고 정상회담 확대를 검토하는 등 관계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듯한 현시점에서 한국은 대미·대중 정책을 포괄한 새로운 안보 전략 수립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번 NSS가 북한 관련 언급을 전면 배제한 만큼 한국으로서는 미국이 한반도 안보 문제에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공식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지만,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현실’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완전한 비핵화가 쉽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향후 한·미 간 대북정책 조율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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