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짐칸에 파란색 텐트인지 덮개인지…근데 그거 뭐지? [그거사전2]
[그거사전 - 88] 트럭 짐칸에 껍데기 천 ‘그거’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다. 호로 트럭이 이렇게 깨끗해버리면 영 어색하다. [홍호로]](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6/mk/20251206093004650vzje.png)
이름이 많다. 방수포나 적재물 덮개 같은 상식적인 명칭에서부터 호로에서 파생한 호루, 갑바처럼 유래를 짐작하기 힘든 이름까지 다양하다. 호칭이 다양하다는 얘기인즉슨, 정답이 없단 뜻이다. 호로의 우리말 이름은 없다. 국립국어원에서도 호루·호로를 일본어투 단어로 규정하고 ‘덮개’ 등으로 순화할 것을 권장했으나 표제어로 올리지는 않았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서는 (적재물) 덮개로 지칭¹한다. 영미권에서는 트럭 타프, 캔버스 톱(canvas top), 카고 커버(cargo cover) 등으로 부른다. 타프(tarp)²는 타폴린(tarpaulin)의 준말로, 합성수지로 만든 방수포를 뜻한다. 덕분에 한국식 명칭에 타포린도 추가됐다.
![표준어가 없다 보니, 검색에 걸리기 위한 창의력이 발휘된다. [네이버 쇼핑]](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6/mk/20251206093005921nlgj.png)
![프레임을 호로록 접거나 펼 수 있는 접이식 호로는 자바라 호로라고 부른다. 자바라는 뱀의 배를 뜻하는 蛇腹(じゃばら)에서 온 표현으로, 주름이 잡혀 늘었다 줄었다 하는 물건을 통칭하는 표현이다. 주로 주름관을 가리킬 때 쓴다. [홍호로]](https://t1.daumcdn.net/news/202512/06/mk/20251206093007232vjxm.gif)
엄청난 덩치를 자랑하는 츄레라는 트레일러(trailer)의 구수한 발음으로, 트레이닝복이 츄리닝이 된 것과 유사한 변화라고 보면 된다. 일반적으로 츄레라라고 하면 트랙터 트럭(북미에서는 세미 트레일러 트럭 semi-trailer truck이라고 부른다)과 이에 연결된 트레일러 부수 차량을 뭉뚱그려 일컫는 표현이다. 도로교통법상 견인차·피견인차라고 지칭하고, 개별 차량이다보니 번호판도 서로 다르다. 북미 지역에서는 트랙터 트럭에 트레일러를 연결한 차량을 두고 빅릭(big rig), 에이틴휠러(18-wheeler)라고 부르기도 한다. 복륜 형태로 된 바퀴 수를 세어 보면 작명의 비밀이 풀린다.

![18휠러라는 이름이 납득이 안된다면, 바퀴 수를 세어보다. [H Padleckas/위키피디아]](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6/mk/20251206093009827vnns.png)
![대충 이런 느낌이리라. 이름하여 빨간풍선단(아카호로슈 赤母衣衆)! 일본 전국시대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빨간 호로를 달고 전투에 임한 무사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직속 정예 호위병이다. 제삼자의 시각에선 좀 웃기기도 하지만, 당시 병졸의 눈에는 사신처럼 보였으리라. [사진 출처=도호 영화 ‘세키가하라 関ヶ原’(2017)]](https://t1.daumcdn.net/news/202512/06/mk/20251206093011277bkfk.gif)
![나가시노 전투 노보리 축제에서는 1575년 나가시노 전투 당시의 의복과 깃발을 갖추고 등장한다. 등마다 화려한 개인 식별용 깃발 하타사시모노를 꽂고 있다. 뒤편에 장대에 달린 큰 깃발은 지휘관을 따라다니는 부대 표식, 하타지루시(旗印)다. [사단법인 오쿠미카와 관광협의회]](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6/mk/20251206093012811ssnl.png)
사무라이의 시대가 저물며 함께 직장을 잃은 호로는 마차나 인력거 등에서 햇빛과 비를 막기 위해 사용한 덮개의 이름으로 새 역할을 찾는다. 일본 마이니치신문 1886년 10월 16일자 기사에서 ‘쿠라시게 씨가 맑은 날과 비 오는 날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공기도 잘 통하는 일종의 호로를 발명했다고 밝혔다’라고 명시한 것을 보면 그 이전부터 덮개라는 뜻으로 사용해온 것으로 추측된다. 일본어 호로바샤(幌馬車), 포장마차는 서부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두꺼운 캔버스 천으로 된 덮개를 씌운 마차(covered wagon)를 뜻한다. 손수레에 기둥을 세우고 포장을 씌운 이동식 간이주점, 포장마차와는 다르다.
![서부시대 포장마차(covered wagon). 국물 닭발이나 우동을 팔지는 않는다. 사무엘 콜맨, 1871년, Study Of Covered Wagons. [공공저작물 ]](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2/06/mk/20251206093014190uxxx.png)
갑바라는 표현도 있다. 갑빠 혹은 가빠라 부르기도 한다. 엄연히 국어사전에 등재된 단어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가빠를 포르투갈어 카파 capa가 일본(캇빠 カッパ)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온 단어로 설명한다. 긴 외투 모양의 비옷, 눈비를 막기 위해 방수포 따위로 만든 덮개를 뜻한다. 건설 현장에서 자재 등을 덮는 용도의 비닐 덮개를 지칭하는 은어로도 쓴다. 방수포로 만든 덮개라는 의미가 상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호로의 다른 명칭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본다.
잠깐 딴 길로 새자면, 남성의 근육질 가슴을 가리키는 갑바(갑빠)라는 은어 역시 같은 루트로 유입됐다는 설이 유력하지만, 정확한 유래는 알려진 바 없다. 우비(판초 우의)를 덮어쓴 것처럼 근육으로 가슴을 덮은 것을 묘사했다는 해석도 있고, 갑옷처럼 탄탄한 가슴 근육을 묘사하기 위해 음성적 유사성을 지닌 갑바라는 단어를 빌려왔다는 추측도 있다. 가수 김진표가 2001년 내놓은 정규 3집 앨범 jp3의 수록곡 ‘350초 미친년추격전’ 가사를 보면 이미 1990년대 용례가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남자는 갑바 “오빠차를 봐봐”’ 그건 그렇고, 밀레니엄 시절 눈치 따위 보지 않는 제목이 실로 힙합이다.
다음 편 예고 : 아이스크림 먹다가 머리 띵한 ‘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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