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티브 잉글리시] 전기 ‘콘센트’의 유래

짐 불리(Jim Bulley) 2025. 12. 6.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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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지난달 필자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평가전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상대는 가나로 한국팀이 1대 0으로 승리했다. 그날은 기온이 낮고 유난히 바람도 차서 공기가 매섭게 느껴질 정도로 추웠다. 설상가상으로 전반전 종료를 몇 분 앞두고 갑자기 노트북 컴퓨터가 꺼졌다. 처음엔 추위 때문인가 했는데, 살펴보니 배터리가 닳아서 꺼진 것이었다. 경기 운영 요원을 찾았는데 그 순간 뜻밖의 난관이 머릿속을 스쳤다. 한국에 14년 동안이나 살았지만, 단 한 번도 전기 플러그를 꽂는 ‘socket’에 해당하는 한국어를 써본 적이 없었던 것이었다. 결국 스마트폰 사전을 통해 확인한 후 운영 요원에게 설명을 할 수 있었다. 바로 ‘콘센트’였다. ‘콘센트’는 얼핏 보기에는 영어를 그대로 빌려온 것 같지만, 실제 영어권에서는 쓰지 않는다.

그렇다면 ‘콘센트’는 어디서 온 말일까? 적지 않은 콩글리시 표현들처럼 이 단어 역시 일본어 ‘콘센토(コンセント)’를 거쳐 한국어에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 전기 소켓 자체가 일제 강점기에 일본을 통해 처음 한국에 도입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흐름일 것이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일본어 표현도 분명히 영어에서 유래한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원래의 영어 단어 ‘consent’는 ‘동의’나 ‘승낙’을 의미하고 있어 전기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점이다.

실제 어원을 따라가 보면 ‘동심원의’를 의미하는 ‘concentric’이라는 단어와 만나게 된다. 영국에서 초기 가정용으로 사용되던 플러그 가운데 ‘콘센트릭 플러그(concentric plug)’라고 불린 형태가 있었고, 일본에 처음 도입된 플러그도 바로 이 형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콘센트릭’이 시간이 흐르며 간단하게 줄어 ‘콘센트’가 되었고, 그 말이 일본과 한국에서 자연스럽게 정착하면서 지금까지 내려오게 된 것이다.

이처럼 차용어 중에는 역사를 품고 있는 것들도 적지 않다. 원어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을지라도, 차용된 언어권에서는 오랫동안 널리 쓰이며 일상 속에 뿌리내리기도 한다. ‘SNS(Social Networking Service)’ 역시 그렇다. 영어권에서도 존재하긴 하지만 일상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사실상 ‘social media’라는 말이 더 광범위하게 자리를 잡으며 원래의 표현을 대체했다.

‘콘센트’를 미국에서는 ‘outlet’, 영국에서는 ‘socket’이라고 한다. 전기 관련 용어를 조금 더 살펴보면, ‘멀티탭’의 어원은 ‘콘센트’보다 훨씬 불명확하다. ‘멀티탭’은 영어권에서 사용되는 단어가 아니다. 단어 구성 자체만 영어적 요소가 물씬 풍기는 콩글리쉬다. 미국에서는 ‘power strip’, 영국에서는 ‘extension lead’라고 부른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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