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충돌드론·초소형 자폭드론 등 민간 개발 공격드론들 교육사서 첨단 기술과제 전투실험[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중소 방산업체 개발 직충돌드론·초소형 자폭드론·발사형 드론·군집드론 성능테스트
테스트베드 역할·전력화 가능성 모색…민·관·군·산·학·연 방산생태계 확대

국방부가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 국방예산안’에 따르면 중국산이 90% 이상인 핵심부품들을 국산화하기로 하는 한편 교육훈련용 소형 상용드론 1만여대 대량 확보, 드론 전문교관 양성 등에 쓰이는 ‘50만 드론전사 양성’ 예산이 당초 205억 원에서 330억 원으로 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확인했듯 드론이 현대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것을 감안한 조치다. 이 과정에서 민간이 보유한 우수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육군교육사령부(교육사)가 지난 4일 경기 양평군 일대 훈련장에서 개최한 공격드론 활용 첨단 기술과제 전투실험에서 우리 군이 활용하게 될 미래 드론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미래 전장 환경은 ‘드론’을 빼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하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50만 드론전사 양성’ 계획에 발맞춰 ‘현용 전력 극대화, 미래 전력 창출’의 산실 육군교육사령부(교육사)가 민간 중소 방위산업체에서 개발한 공격드론을 활용, 드론 기술 확보에 필요한 검증의 장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교육사는 4일 경기 양평군 일대 훈련장에서 강관범(중장) 사령관 주관으로 다양한 종류의 공격드론을 활용한 첨단 기술과제 전투실험을 했다. 전투실험에는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등 정책부서와 연구기관, 방산업체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교육사는 지난해부터 방위사업청,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방산업체 등과 연계해 전투실험을 하고 있다. 산·학·연이 보유한 첨단 과학기술의 군사적 활용성을 검증하고 군이 필요로 하는 소요와 기술을 파악해 반영하기 위한 목적이다. 민간이 보유한 첨단 과학기술 수준을 확인해 전력 개발 방향성과 소요 창출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중소 방산업체 개발 시제품의 ‘테스트베드(Test bed·시험대)’ 역할도 하고 있다.
공격드론 분야는 탄약 설치와 발사제어장치 개발, 실사격훈련장 확보, 기체 감항인증(비행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지 검증·인증), 탄약 개발, 사용승인 절차 등에서 어려움이 있어 민간 자체 추동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교육사 관계자는 “국내 한 방산업체가 공격드론을 개발하고도 장기간 실사격환경을 확보하지 못해 해외에서 시험을 진행한 일도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산업체에 훈련장과 감항인증 등을 지원해 공격드론 개발을 촉진하면서 군이 주도하는 전투실험의 폭도 넓히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실전환경 제공과 군에서의 성능 검증 △개발 효율성 확보와 비용 절감 △국산 기술 자립성과 신속한 전력화 기반 확보 △안전 확보와 위험 최소화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날 전투실험에서는 업체들이 보유한 ‘직충돌드론’ ‘초소형 자폭드론’ ‘발사형 드론’ ‘군집드론’ 등이 표적을 식별·타격하며 운용 안정성과 정확도를 평가받았다. 참석자들은 표적 성격에 따른 최적의 공격드론 활용방안과 전력화 가능성을 모색했다.
강 사령관은 “전장환경 변화 속도가 어느 때보다 빨라진 상황에서 민간이 보유한 첨단 과학기술을 적극 도입해 전력화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전투실험을 통해 민간 개발제품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는 한편 민·관·군과 산·학·연을 아우르는 방산생태계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훈련장 일대에 몰아친 영하 10도의 추위와 초속 5m 이상의 바람을 뚫고 네스앤텍의 발사형 드론, 풍산의 초소형 자폭드론과 직충돌드론, 파블로항공의 군집드론, 아세따의 종이드론이 비행 준비를 마쳤다. M72 LAW 휴대용 로켓발사기를 매단 발사형 드론은 이륙 후 통제탑의 지시에 따라 가상의 적 전차를 조준하곤 로켓탄을 쏘아 올렸다. 발사기를 떠난 로켓탄이 표적에 명중하며 울리는 폭음이 통제탑에 생생히 전해졌다.

동축반전로터를 단 초소형 자폭드론도 재빨리 비행해 표적에 수류탄을 투하했다. 발사관 기능을 하는 캐니스터(Canister) 안에 들어 있던 직충돌드론은 발사 직후 접은 날개를 활짝 펼치며 목표로 향했다.
재료 수급이 쉬운 폼보드(스티로폼을 압축해 만든 가벼운 보드)로 제작한 군집드론 5대는 연이어 날아올라 이 중 4대가 각기 다른 표적을 동시에 타격하고, 나머지 1대가 남은 목표를 들이받았다. 산악지대가 많은 한반도 지형을 고려해 45도 각도로 목표에 진입하는 게 눈에 들어왔다. 골판지를 주재료로 만들어 무게가 2.7㎏에 불과한 종이드론도 훈련장 일대에 몰아치는 바람에 아랑곳하지 않고 원거리 표적에 정확히 명중했다.
강관범 교육사령관을 비롯한 훈련 참가자들은 드론이 비행하며 목표를 타격할 때마다 최대 상승고도와 비행시간, 국산화율, 안전성 등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전투실험이 끝난 뒤에도 업체들이 선보인 드론이 군 작전·특성에 부합하는지와 필요한 지원방안을 논의하며 머리를 맞댔다.
교육사는 “민간 방산업체들이 보유한 장비와 기술력을 확인하고 접점을 찾는 의미가 있었다”며 “앞으로도 계속 협력하며 군이 필요로 하는 드론을 확보하고 전력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충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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