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비판 자리가 '장동혁 성토장'으로 …소장파 이어 윤핵관마저 쓴소리

윤한슬 2025. 12. 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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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5일 이재명 정부 취임 6개월을 평가하겠다고 마련한 자리가 '장동혁 성토장'으로 전락했다.

앞서 초재선 의원으로 구성된 소장파 25명이 12·3 불법 계엄 사과 성명으로 장 대표를 공개 압박에 나선 데 이어 이날은 '원조 윤핵관'으로 꼽힌 윤한홍 의원이 등판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고 장 대표를 직격했다.

영남권 친윤 중진 의원의 공개 비판에 소장파 의원들 다수가 공감을 표하면서, 장 대표 리더십을 향한 쇄신 요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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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취임 6개월 평가 자리서
'원조 친윤' 윤한홍 "李 비판 자격 있나"
소장파 의원들도 공감 표하며 집단 움직임
장동혁 강성 행보에 쇄신 요구 더 커지나
장동혁(오른쪽) 국민의힘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혼용무도 이재명 정권 6개월 국정평가 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민경석 기자

국민의힘이 5일 이재명 정부 취임 6개월을 평가하겠다고 마련한 자리가 '장동혁 성토장'으로 전락했다. 앞서 초재선 의원으로 구성된 소장파 25명이 12·3 불법 계엄 사과 성명으로 장 대표를 공개 압박에 나선 데 이어 이날은 '원조 윤핵관'으로 꼽힌 윤한홍 의원이 등판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고 장 대표를 직격했다.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기 전에 불법 계엄을 사과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통해 당이 바로 서야 한다고 쓴소리를 날린 것이다. 영남권 친윤 중진 의원의 공개 비판에 소장파 의원들 다수가 공감을 표하면서, 장 대표 리더십을 향한 쇄신 요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이재명 정부 취임 6개월을 성토하겠다며 '혼용무도 이재명 정권 6개월 국정평가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이날 정작 공격의 대상이 된 사람은 장 대표였다. 윤한홍 의원은 장 대표 면전에서 작심한듯 "우리가 (이재명 정권을) 비판할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하는 국민들이 더 많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인연, 골수 지지층의 손가락질을 다 벗어 던지고 계엄의 굴레를 벗어나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기 전에 당이 먼저 성찰과 쇄신의 메시지를 내야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고언이었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으로 말문을 연 윤 의원이 예상과 달리 "우리 당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도 만만치 않다"고 총구를 돌리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장 대표는 윤 의원의 발언 내내 굳은 표정으로 침묵했고, 송언석 원내대표는 고개를 푹 숙인채 연신 머리를 감쌌다.

윤 의원 발언 이후 조은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의원의 발언 전문을 공유하며 "윤 의원의 인식과 우리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깊이 공감한다"고 가세했다. 해당 메시지엔 이성권, 김재섭, 이상휘 의원 등 소장파 멤버들도 공감을 표시했다.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에서도 "우리가 변해야 선거에도 이기고 나라도 바로 세울 수 있다"(권영진 의원), "지금 지도부에 대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지도부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김용태 의원) 등 일침이 쏟아졌다. 장 대표를 향한 쇄신 요구가 릴레이로 분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집단 반발 목소리가 불 붙는데는 강경 노선을 버리지 못하는 장 대표로 인해 대여 공세에 힘이 실리지 않는다는 비판과 함께 이러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폭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증폭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대장동 항소포기 사태에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20% 중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엔 국민의힘은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준강제추행 혐의나 인사청탁 의혹 등을 두고 공세를 펴고 있지만 여론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강성 지지층만 챙기며 보수의 '4번 타자'가 되겠다는 장 대표를 향해 "당 기호를 4번으로 만들거냐"는 비아냥까지 나올 정도다.

한 재선의원은 "대여투쟁이 효과가 없는 것을 떠나서 (장 대표의 행보가) 부동산 대책, 사법개혁 등 모든 이슈를 뛰어넘고 있다"며 "안그래도 지방선거 대패 분위기가 팽배한데, 윤 의원의 발언이 일종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중진의원 일부를 찾아가 당내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구하며 "중도층도 신경쓰겠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를 향한 당내 여론이 심상치 않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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