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유럽 흑사병, 화산 폭발 따른 기후변화 탓”…영·독 연구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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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에서 수천만명 목숨을 앗아간 흑사병 팬데믹이 화산 분출에 따른 기후변화에서 비롯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세 기후와 질병사 전공인 마틴 바우흐 동유럽역사문화연구소 박사는 기후 현상들이 "복잡한 식량 안보 시스템"과 맞물리면서 "완전한 폭풍"(Perfect Storm·최악의 상황)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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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에서 수천만명 목숨을 앗아간 흑사병 팬데믹이 화산 분출에 따른 기후변화에서 비롯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4일(현지시각) 영국 비비시(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독일 라이프치히의 라이프니트 동유럽역사문화연구소(GWZO) 연구팀은 최근 과학 저널 ‘지구·환경 커뮤니케이션’에 이런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나무의 나이테와 빙산에 저장된 정보를 분석해 과거 기후 변화를 추적한 결과, 1345년께 지중해 일대에서 대규모 화산 폭발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피레네 산맥의 고목에서 1345∼1347년 잇따라 춥고 습한 여름에 형성되는 ‘블루 링’ 형태의 나이테가 관찰된 것이다. 이는 화산 폭발로 나온 재와 가스가 햇빛을 차단해 유럽 기온이 크게 떨어졌다는 증거였다.
농작물 흉작으로 기근이 우려되자 인구가 밀집한 베네치아·제노바·피사 등 이탈리아 도시 국가들은 1347년 아조우해 연안(오늘날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역)의 몽골계 킵차크 한국에서 대량으로 곡물을 수입했다. 이 과정에서 흑사병균을 보유한 벼룩들이 서유럽에 함께 유입됐다는 게 연구진 결론이다.
중세 기후와 질병사 전공인 마틴 바우흐 동유럽역사문화연구소 박사는 기후 현상들이 “복잡한 식량 안보 시스템”과 맞물리면서 “완전한 폭풍”(Perfect Storm·최악의 상황)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흑사병은 1347∼1353년 유럽 전역을 휩쓴 감염병이다. 일부 지역에선 치명률이 60%에 달해 총 사망자만 수백만명으로 추산된다. 흑사병이 중앙아시아 지역 야생 설치류에서 비롯된 페스트균에 의해 시작됐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지만, 흑사병이 어떻게 유럽에서 대유행하게 됐는지는 그간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평가했다.
기후 변화가 발생하고, 사람과 물자 교류가 더욱 활발해진 오늘날엔 이런 식의 감염병 전파 가능성이 더욱 크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케임브리지대의 울프 뵌트겐 박사는 “흑사병처럼 여러 요인이 우연히 결합하는 건 드문 일이지만, 기후 변화와 함께 인수공통 감염병이 출현해 팬데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세계화된 사회에서 더욱 클 것”이라며 “이는 최근 코로나19 유행을 경험한 우리에게는 더욱 중요한 문제”라고 짚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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