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두 쪽으로 갈라진 유로비전… 4개국 '보이콧'

곽주현 2025. 12. 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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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간 이어져 온 유럽 국가 간 노래 경연 대회 '유로비전'이 이스라엘 참가를 두고 양쪽으로 분열됐다.

가자지구 민간인 학살에 책임이 있는 이스라엘의 내년 대회 참가가 허용되자 4개국이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방송연맹(EBU)은 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총회를 연 뒤 내년 유로비전 대회 이스라엘 참가 여부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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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네덜란드·아일랜드·슬로베니아
"근본적 공적 가치와 양립할 수 없다"
올해 5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제69회 유로비전에 참가한 이스라엘 참가자 유발 라파엘이 결승전 드레스 리허설 동안 이스라엘 국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바젤=AP 연합뉴스

70년간 이어져 온 유럽 국가 간 노래 경연 대회 '유로비전'이 이스라엘 참가를 두고 양쪽으로 분열됐다. 가자지구 민간인 학살에 책임이 있는 이스라엘의 내년 대회 참가가 허용되자 4개국이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방송연맹(EBU)은 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총회를 연 뒤 내년 유로비전 대회 이스라엘 참가 여부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이 대회에 참가하는 데 제동을 걸지 않겠다는 의미다. EBU는 성명에서 "대다수 회원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참가 표결은 필요 없으며, 2026년 대회를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발표 직후 스페인과 네덜란드, 아일랜드, 슬로베니아 측은 참가 및 중계 철회를 선언했다. 가자지구 전쟁을 이유로 이스라엘 참가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방송사 RTE는 "가자지구에서 많은 민간인 생명이 위험에 처해 있는 인도적 위기 상황에서 (유로비전) 참여는 터무니없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방송사 아브로트로스(Avrotros)는 "현재 상황에서 유로비전 참가는 우리의 근본적인 공적 가치와 양립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친팔레스타인 단체가 지난달 1일 아일랜드 더블린 RTE 방송사 앞에서 유로비전에 참가 거부해야 한다는 내용의 패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더블린=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 편을 드는 국가도 있다. 유로비전의 주요 후원국인 독일은 이스라엘이 참가하지 않는다면 독일도 빠지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영국 BBC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EBU 회원들이 내린 공동 결정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은 전 세계 모든 무대에 오를 자격이 있다"며 결정을 환영했다.

벤 로버트슨 ESC인사이트 유로비전 전문가는 로이터에 "대회 공정성이 최악에 이르렀다"며 "EBU 방송사들 사이에서 이처럼 분열이 심한 적은 대회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유로비전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1956년 시작돼 연평균 1억6,000만 명의 시청자가 보는 프로그램이다. 56개국 113개 방송국 회원사로 구성돼 있으며, 매해 국가별로 한 팀씩 내보내 노래로 경연을 벌이고 심사와 투표로 우승자를 가린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유로비전 출전이 금지됐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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