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기전에 중증환자 판별”…‘당뇨병’ 새 분류기준 나왔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60대 김모씨는 당뇨 진단을 받았지만 병원 정기 진료 대신 혈당약만 받아 복용해왔다.
이는 '당뇨병 등급 단계 분류(DSGC)'로 학회는 환자마다 다른 임상 특성을 반영해 맞춤 치료가 가능해지는 기준이라고 소개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슐린 등 ‘대사 등급’ 몸 부위 ‘합병증 단계’
심각성 객관적으로 파악, 건강관리 탄력 기대

60대 김모씨는 당뇨 진단을 받았지만 병원 정기 진료 대신 혈당약만 받아 복용해왔다. 스스로 혈당을 잘 조절한다고 믿었지만 때때로 눈이 침침하고 발에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있었다. 병원 상담에서야 자신이 중증 당뇨병 환자임을 알게 됐다.
국내 당뇨병 환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중증 당뇨병에 대한 인식은 미흡한 상황이다. 특히 당뇨병은 합병증이 더 치명적이지만 현행 분류체계에서는 합병증이 없으면 경증, 있으면 중증으로 분류해 병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알아채는 경우가 많다. 이에 학계가 새로운 분류 기준을 마련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공개한 ‘당뇨병 팩트시트 2024’에 따르면 만 30세 이상 성인 당뇨병 환자는 2012년 327만6000명에서 2020년 570만1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506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11년 전보다 약 179만명(54.6%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이에 학회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는 3일 서울대 암연구소 이건희홀에서 ‘중증 당뇨병 관리 강화, 분류체계 개선을 위한 전략 모색’ 심포지엄에서 중증 당뇨병을 판별할 수 있는 분류 체계를 처음 공개했다. 이는 ‘당뇨병 등급 단계 분류(DSGC)’로 학회는 환자마다 다른 임상 특성을 반영해 맞춤 치료가 가능해지는 기준이라고 소개했다.

먼저 대사 등급은 몸 안의 인슐린 분비 부족과 저항성의 정도를 수치로 표현한다. C-펩타이드 수치와 하루 인슐린 사용량 등이 기준이다.
▲1등급은 생활 습관 개선이나 경구약으로 조절 가능한 단계 ▲2등급은 여러가지 약물 치료가 필요한 단계 ▲3등급은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주사를 맞는 단계 ▲4등급은 인슐린 사용량이 많거나 저혈당이 자주 발생하는 단계다. 3등급 이상이면 당뇨병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두번째 기준은 ‘합병증 단계’다. 당뇨병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보는 ‘대사 등급’과 달리 합병증 단계는 몸속 장기가 얼마나 망가졌는지 확인한다. 심장, 신장, 눈, 신경 등이 손상된 정도를 평가해 4단계로 나눈다.
1기는 합병증은 없지만 고혈압, 비만 등 위험 요인이 있을 때 해당된다. 2기는 당뇨병 검사에서만 발견되는 초기 합병증 상태다. 3기는 협심증, 신장 기능 저하, 시력 이상 등 질환이 임상적으로 확인되는 단계다. 4기는 심근경색, 말기 신부전, 실명 등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를 뜻한다.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대사 등급 3이상 또는 합병증 단계 3이상이면 중증 당뇨병으로 정의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인슐린 기능이 크게 저하됐거나 장기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를 의미한다.
다만 중증이 아니더라도 ▲혈당이 지속해서 높거나 심한 저혈당 반복 ▲혈당 변동 폭이 매우 큼 ▲망막병증, 신장병, 심장병이 빠르게 악화하는 경우 등에는 전문가의 치료가 필요하다.
최성희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은 흔하다는 이유로 ‘가벼운’ 만성질환으로 여겨지기 쉬우나, 실제로는 인슐린 결핍이나 심혈관·신장·신경 손상 등에서 중증도 차이가 큰 질환”이라며 “새 분류체계는 중증 환자를 명확하게 가려내 집중 치료가 가능하도록 돕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