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의 쓴소리 “韓, AI 잠재력 큰데 ‘에너지’가 결정적 약점”
대통령실 “美와 원전 등 에너지 협력 논의… SMR 등 믹스 정책 고심”
ARM과 ‘반도체 스쿨’ 설립 합의… GIST에 설계 인력 1400명 양성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한국이 인공지능(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선결 과제로 ‘에너지 확보’를 주문했다. 한국의 반도체와 제조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AI 구동의 핵심인 전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5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과 손정의 회장 간의 70분 접견 내용을 전하며 “손 회장은 한국의 결정적 약점으로 ‘에너지’를 지목했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계획 너무 작다… 에너지 없인 ASI 불가능"
이날 손 회장은 이 대통령에게 ‘ASI(초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에너지, 반도체, 데이터, 교육 등 4대 자원의 중요성을 설파했다고 한다. 특히 손 회장은 “한국 기업들이 발표하는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보면, 한국이 가진 AI 국가로서의 비전과 잠재력에 비해 규모가 너무 작다”고 했다. 그는 미국 등에서 추진 중인 기가와트(GW)급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등을 언급하며 “ASI 구현을 위해서는 막대한 데이터센터가 필요하고,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손 회장은 AI 기술이나 반도체(칩)는 성숙 단계지만, AI 혁명의 약한 고리가 바로 에너지라고 봤다”며 “한국도 일본처럼 지리적, 구조적으로 에너지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했다.
◆ 대통령실 “원전은 대미 투자 핵심… 신규 원전 등 공론화”
손 회장의 ‘에너지 경고’는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과도 맞물려 논의됐다. 대통령실은 미국 정부와의 협력 카드 중 하나로 ‘원전’을 꼽았다. 김 실장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언급한 ‘대미 전략 투자 펀드’와 관련해 “6대 중점 분야에 에너지가 있고, 그 파이프라인의 첫 번째가 원자력”이라며 “한국 기업이 강점을 가진 원전 분야가 한미 협력의 중요한 영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에너지 믹스(Mix) 정책에 대해 “기존 원전의 계속 운전은 이미 결정됐고, 신규 원전 건설 문제는 기후에너지부가 공론화를 통해 해법을 찾고 있다”며 늘어나는 AI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소형 모듈 원전(SMR)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임을 시사했다.

◆ ‘ARM 스쿨’ 설립 합의… 반도체 설계 인재 1400명 키운다
에너지 문제와 함께 이날 회동의 또 다른 성과는 ‘인재 양성’이었다. 이 대통령과 손 회장, 그리고 동석한 르네 하스 ARM 대표는 한국에 ‘ARM 스쿨(가칭)’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산업통상부와 ARM은 이날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광주과학기술원(GIST)을 유력 거점으로 해 반도체 설계 전문 인력 약 1400명을 양성하기로 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취약한 한국의 시스템 반도체 및 팹리스(설계)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은 “12월 중 발표할 반도체 전략회의에서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할 것”이라며 “ARM의 독보적인 설계 IP(지식재산권)와 교육 노하우가 국내 스타트업과 연구자들에게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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