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사경 넘나들다 회복한 희귀 자가면역뇌염(AE)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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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정신병인 줄 알았다.
자가면역뇌염은 자신의 면역 체계가 뇌를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는 중증 뇌 질환.
면역 세포나 자가항체가 뇌의 특정 단백질을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하면서 주로 발생하지만, 바이러스나 종양을 면역세포가 무찌르는 과정에서 잘못 활성화되어 뇌를 공격해 생기기도 한다.
정신이 아직 혼미한 상태에서도 환자가 의료진과 눈을 맞추고, 간호사 행동을 따라 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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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정신병인 줄 알았다. 30대 여성인데 횡설수설하고, 부적절한 행동을 하더니 이내 그런 걸 기억조차 못 했다. 잠을 못 이루는 불면증도 있었다. 그래서 정신과 치료를 했다. 하지만 이내 의식을 잃고, 급기야 발작까지 일어났다. 팔다리와 얼굴 근육에 이상 움직임도 나타났다.
국립경상대병원 신경과 김영수 교수팀은 '자가면역뇌염'(AE, Autoimmune encephalitis)을 의심해 정밀진단에 들어갔다. 척수액과 혈청 검사에서 신경전달물질 NMDA 수용체에서 항체 양성이 실제로 확인됐다.
환자는 반복되는 전신발작과 심한 자율신경 불안정으로 입원 9일째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이내 인공호흡기도 부착했다.
자가면역뇌염은 자신의 면역 체계가 뇌를 공격해 염증을 일으키는 중증 뇌 질환. 면역 세포나 자가항체가 뇌의 특정 단백질을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하면서 주로 발생하지만, 바이러스나 종양을 면역세포가 무찌르는 과정에서 잘못 활성화되어 뇌를 공격해 생기기도 한다. 건강하던 사람에게도 갑자기 나타날 수 있다.
이 환자는 난소에 생긴 기형종이 원인으로 나왔다. 의료진은 종양 제거 수술을 시행한 후,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 등을 잇달아 쓰는 표준 면역치료에 들어갔다.
그러나 의식은 돌아오지 않고 발작만 이어지는 상황이 계속됐다. 이 병은 환자에 따라 예후가 다양하다. 대개 약 3분의 1은 폐렴이나 패혈증 등으로 사망한다. 살더라도 중증 장애를 남긴다.
다만, 조기에 진단하고 적극 치료하면 완치되는 일도 없지 않다. 의료진도, 가족도 그런 희망을 품고 치료를 계속해 나갔다. 중환자실 간호팀과 감염내과와의 협력으로 여러 번의 패혈증 위기도 넘겼다.
입원 21개월이 지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정신이 아직 혼미한 상태에서도 환자가 의료진과 눈을 맞추고, 간호사 행동을 따라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후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졌고, 인공호흡기 의존도 조금씩 줄여나갔다. 입원 22개월째, 재활치료팀의 도움으로 스스로 식사를 하고, 간호사가 옆에서 부축하면 걸음도 조금씩 디딜 수 있게 됐다.
그러다 사경을 헤매던 24개월간의 중환자실 치료를 마무리하고 일반 병실로 옮겼다. 그리고 마침내 입원 25개월째, 환자는 혼자서도 걸을 수 있게 됐다. 그러곤 퇴원했다.
김영수 교수는 "자가면역뇌염은 신속하고 공격적인 면역치료가 핵심인데, 치료 과정에서 패혈증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해 생명을 잃는 경우도 많다"며 "이번 증례는 오랜 기간 뚜렷한 회복이 보이지 않더라도 치료를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이어간다면, 수년이 지난 뒤에도 의미 있는 회복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윤성철 기자 (syoo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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