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책만남] AI 시대, 끝까지 남는 경쟁력은 무엇인가… 『태도는 카피가 안 된다』가 던지는 교육적 메시지

[한국독서교육신문 김현주 기자]
인공지능이 일상의 속도로 파고들며 지식과 기술의 장벽을 허물고 있다. 글을 쓰고, 업무를 자동화하며, 학습까지 일부분 대신하는 시대가 도래한 지금, 교육 현장은 새로운 질문을 마주한다. “AI가 복제하지 못하는 인간의 가치는 무엇인가?” 김을호 저자의 신간 『태도는 카피가 안 된다』는 바로 이 질문에 응답하는 책으로, 기술 중심의 사회에서 다시 인간다움의 본질을 바라보게 한다.
저자는 교육 현장과 조직 곳곳을 누비며 수많은 청년과 직장인들을 만난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도 절대 복제되지 않는 한 가지, ‘태도’의 가치를 정교하게 짚어낸다. 지식은 학습되고 기술은 전송되지만, 태도는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인성과 품격, 관계를 대하는 마음의 습관에서 비롯되며, 결국 한 사람의 신뢰와 평판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남는다.
■ 말보다 행동이 큰 시대, 태도가 인격의 얼굴이 된다
책의 첫 장은 링컨의 “행동은 말보다 더 크게 말한다”는 문장을 인용하며 시작된다. 저자는 이를 통해 ‘말의 시대를 넘어 행동의 시대’로 들어서고 있음을 강조한다. 말은 순간이지만 태도는 일상이며, 말은 꾸밀 수 있지만 태도는 감출 수 없다는 사실을 교육적 관점에서 풀어낸다. 학생·직장인·리더 모두에게 적용되는 이 메시지는 “사람은 결국 태도로 평가된다”는 오래된 진리를 오늘의 언어로 되살린다.
특히 저자는 ‘첫인상의 시대는 끝났고, 태도의 인상이 중요해졌다’고 지적한다. 첫인상은 옷과 표정, 목소리로 꾸밀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반드시 본질이 드러난다. 함께 일하며, 함께 생활하며 드러나는 태도의 일관성이야말로 한 사람의 인격적 신뢰를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근거라는 점을 책은 강조한다.
■ AI 시대, 왜 인성이 경쟁력이 되는가
책은 기술이 빠르게 진화할수록 인간의 인성이 더 중요해지는 현상을 교육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AI는 방대한 정보를 학습하고 정확한 답을 제시할 수 있지만, 인간 특유의 진정성·배려·겸손·감정 조율 능력은 복제하기 어렵다. 저자는 “디지털 시대의 본질은 결국 사람됨으로 평가받는 시대”라고 서술하며, 스펙보다 평판, 능력보다 태도가 먼저 읽히는 현실을 다양한 사례로 보여준다.
특히 “태도는 실력보다 먼저 읽힌다”는 장에서는 교육 현장의 많은 교사들이 공감할 만한 통찰이 담긴다. 발표를 잘하는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지만, 수업에 임하는 자세는 즉시 드러난다. 성적보다 학습 태도가 더 중요한 이유, 실력보다 관계 기술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인성은 태도의 뿌리, 교육의 근본을 다시 묻다
이 책이 교육적 의미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인성은 태도의 뿌리’라는 메시지다. 나무의 뿌리가 보이지 않지만 전체를 지탱하듯, 인성은 눈에 드러나지 않아도 태도의 근본을 만든다. 저자는 “겉으로 보이는 태도는 순간 꾸밀 수 있어도, 인성은 시간이 지나야 드러난다”고 말한다.
이는 학교 교육이 지식 전달을 넘어 ‘인간다운 성품 형성’으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힘은 시험 점수나 스펙이 아니라, 정직·성실·배려·겸손과 같은 인성적 태도임을 저자는 재차 강조한다.
■ 관계의 품격을 만드는 힘, 태도의 전염력
책은 태도가 개인에게서 끝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태도는 바이러스처럼 전염된다.
한 사람의 부정적인 말 한마디가 공동체를 흐리게 만들고, 한 사람의 긍정적 표정 하나가 팀 전체를 밝게 만드는 현실을 통해, 저자는 태도의 사회적 효과를 조명한다. 이는 교실과 학급문화 형성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학생 한 명의 말투와 분위기, 교사의 태도 하나가 학급 전체의 학습 분위기를 변화시키는 사례는 교육 현장에서 흔히 목격되는 현상이다.
특히 감사와 겸손을 태도의 완성으로 제시한 부분은, 독서가 사람의 내면을 성찰하게 하고 관계의 품격을 높이는 힘이 있음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감사는 감정이 아니라 ‘능력’이며, 겸손은 약함이 아니라 ‘성숙한 힘’이라는 저자의 시선은, 인성과 태도가 독서 경험을 통해 더욱 굳건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 결국 남는 것은 태도… 독서가 만드는 고유한 경쟁력
이 책은 자기계발서의 외피를 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교육철학서’이자 ‘인성교육서’에 가깝다. 기술과 성과 중심의 시대 안에서 왜 다시 사람됨을 말해야 하는지, 왜 태도가 경쟁력이 되는지, 그리고 왜 독서는 사람의 인성과 태도를 단단하게 만드는지 그 이유를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독서는 지식을 확장할 뿐 아니라 사고의 깊이를 키우고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만들어 준다. 이는 곧 태도와 품격으로 이어진다. 저자가 강조하는 “결과는 잊히지만 태도는 기억된다”는 말은, 독서교육이 추구하는 인간적 성장의 방향성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AI 시대, 더 빨라진 기술 속도를 따라잡기보다 더 깊어진 인간됨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는 교육자·학부모·학생 모두에게 울림을 준다. 『태도는 카피가 안 된다』는 그 길을 잃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나침반 같은 책이다.
출처 : 한국독서교육신문(http://www.readingnew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