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교 600억원↑, 인권-안전-건강 삭제” 내년 제주 교육 예산 비판 봇물

이동건 기자 2025. 12. 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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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예결위, 교육당국 내년도 예산 편성안 지적 잇따라
5일 제주도의회 예결위의 교육회계 심의.

내년 제주교육 예산에서 아이들의 교육과 건강, 안전 등이 사라졌다는 비판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재정 여건 악화로 인해 '선택과 집중' 기조로 예산을 편성했다"는 교육당국 해명에도 "학교 신설만 선택했다"는 반박이 이어졌다.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5일 제444회 2차 정례회 회기 중 4차 회의를 열어 2026년도 제주도교육비특별회계 예산안을 심사했다. 

제주도교육청은 185억원이 줄어든 1조5788억원을 2026년 예산으로 편성했다. 이중 9466억원은 인건비와 예비비, 예수금 원리금 상환, 기본운영비 등이다. 

도교육청은 인건비 등 필수경비 지출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전체적인 예산 규모가 줄어 일선 학교 지원을 최대한 유지해 본청 사업 위주로 예산을 삭감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예결위 의원들은 아이들의 교육과 안전, 건강을 위한 사업 예산이 대거 삭감됐다고 지적했다. 지켜야 할 예산을 지키지 않았다는 취지로, 고의숙 교육의원(제주시 중부)이 포문을 열었다. 
왼쪽부터 고의숙, 김기환 의원. ⓒ제주의소리

고 의원은 "도교육청이 어제(4일) 중학교 교사 사망사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이초 교사 사망 이후 김광수 교육감은 개인이 민원을 담당하지 않는 체계 구축을 언급했지만, 민원을 홀로 맡은 교사가 사망했다. 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의 책임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내년 예산(안)만 보더라도 교권 보호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다. '선택과 집중' 기조로 예산을 편성했다고 하는데, 교육활동 지원을 비롯해 방과후학교 초등돌봄교실 등 예산이 대거 삭감됐다. 교육환경 개선과 안전시설 관련 예산도 260억원 가까이 감액됐음에도 학교 신설 관련 예산이 600억원 넘게 증액됐다. 일선 현장에 필요한 예산 대부분이 외면받고 있다. 학교 신설만 선택·집중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기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 갑)은 "긴축재정이라고 하는데, 교육활동과 직결되는 교육분야에서만 무려 847억원이 감액돼 편성됐다. 미래교육, 기초학력 보장, 교육복지, 보건급식, 학교시설 개선 등 5개 핵심 분야의 삭감 규모가 크다. 아이들의 안전마저 위협받는다"고 질타했다. 
왼쪽부터 송영훈, 이경심, 홍인숙 의원. ⓒ제주의소리

송영훈 의원(민주당, 남원읍)은 "제주의 가치는 4.3으로 비롯된 '평화와 인권'이다. 4.3과 평화인권 관련 예산이 40~60%나 줄었다. 4.3평화인권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교육당국이 맞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경심 의원(민주당, 비례대표)도 "민주시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4.3인권 교육이 중요한데, 대폭 삭감됐다. 제대로된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아가지만, 내년 교육당국은 민주시민으로 양성하기 위한 기본 토대 예산을 삭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인숙 의원(민주당, 아라동 갑)은 "학교스포츠클럽 활성과 아침 체육 활성 예산이 대거 삭감됐고, 심지어 바다 생존수영 예산도 '0원'이다. 수영장에서 진행하는 생존수영 교육 대상도 기존 초등학교 3~6학년에서 3~5년으로 축소됐다. 6학년은 이론 교육으로 대체한다데, '생존수영'이 이론으로 가능하느냐"며 비판했다. 

계속된 지적에도 도교육청은 "재정 여건 악화"를 되풀이 했다. 

심민철 도교육청 부교육감은 "재정 여건이 어려워 예산을 편성하면서도 고민이 많았다. 1회성 행사를 폐지하고, 유사한 사업을 통·폐합했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의 힘, 지역에서 주민들의 힘을 믿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