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세계 영유아 사망률이 수십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이유

현정민 기자 2025. 12. 5.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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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간 지속 감소해 온 세계 영유아 사망률이 올해 처음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4일(현지 시각) 게이츠 재단(구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2025년 세계 영유아 사망자가 전년 대비 약 24만3000명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게이츠 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등 대부분 국가에서는 영유아 사망자가 지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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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수 상위 15개국 중 아프리카 14곳
글로벌 원조 27% 감소…美 국제개발처 감축이 치명타
빌 게이츠 “상황 개선에 최소 5년은 걸릴 것”

수십 년간 지속 감소해 온 세계 영유아 사망률이 올해 처음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수치는 1990년대 이후 줄곧 감소 추세를 보인 바 있다.

로이터통신

4일(현지 시각) 게이츠 재단(구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2025년 세계 영유아 사망자가 전년 대비 약 24만3000명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이는 워싱턴대 보건측정평가연구소(IHME)의 분석에 따른 것으로, IHME는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받아 각국의 보건 지표를 집계한다.

게이츠 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등 대부분 국가에서는 영유아 사망자가 지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 예상 영유아 사망자 수는 480만명으로, 1990년(1160만명) 대비 58% 감소하는 등 대폭 개선된 바 있다.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 제공과 산모·아기 대상 의료 서비스, 안정적 영양 공급이 뒷받침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영유아 사망률이 증가 추세로 전환한 이유는 아프리카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마다가스카르(8만2156명)가 전년 대비 가장 증가한 사망자 수를 기록했으며, 뒤이어 ▲콩고민주공화국(6만8739명) ▲소말리아(3만4345명) ▲에리트레아(2만8138명) 등이 뒤를 이었다. 영유아 사망률이 높은 상위 15개국 중 아프리카 국가는 14개로, 중동에서는 유일하게 예멘(4195명)이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사망률 반등에는 선진국들의 글로벌 원조 축소가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빌 게이츠 게이츠 재단 의장은 “최근 몇 년간 선진국 공여국의 글로벌 보건 지원이 27%나 줄었다”며 “특히 미국이 국제개발처(USAID)를 감축해 지원을 대규모로 축소한 것이 아프리카가 병들게 된 결정적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안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미국의 원조는 파트너 국가들의 자립을 독려하는 방향으로 재조정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실제로 아프리카 전역에서는 심각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소말리아의 경우 보건 당국이 예방접종을 중단하면서 홍역·디프테리아·급성 설사병이 재확산 중이며, 임신부의 의료 접근성 차단, 치료용 영양식 고갈 등이 맞물려 복합적인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올해 소말리아에서 운영 중단 상태인 보건시설은 200개 이상에 달한다.

미국 비영리 보건기구 머시코어의 멜라쿠 이르가 부대표는 “현장 의료진이 공통적으로 보고하는 것은 ‘더 심하게 아픈 아이들이 더 많이 찾아온다’는 점”이라며 “일부 진료소에서는 방문하는 모든 아동이 영양실조 상태”라고 말했다.

게이츠 의장은 “지금 상황을 뒤집기까지 최소 5년은 걸릴 것”이라며 “현재로선 증가세를 동결하는 것이 최선의 성과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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