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의 시선] 후반전 43-29, 핵심은 ‘장재석의 수비’
장재석(202cm, C)의 수비 역량은 후반전에 잘 드러났다.
농구는 공격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스포츠다. 그리고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가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다. 주득점원이 높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칭스태프는 ‘수비’를 강조한다. “수비가 되면, 공격은 자동적으로 풀린다”고 하는 사령탑이 많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수비에 집중하고, 기회를 얻고자 하는 백업 자원들도 ‘수비’부터 생각한다.
사실 기자도 ‘공격’에 집중했다. ‘누가 어시스트했고, 누가 득점했다’가 기사의 90% 이상을 차지했다(사실 100%에 가깝다). 그래서 관점을 살짝 바꿔봤다. 핵심 수비수의 행동을 기사에 담아봤다. 기사의 카테고리를 ‘수비수의 시선’으로 선택한 이유다.

# INTRO
부산 KCC는 2025~2026시즌 1라운드를 부상 때문에 고생했다. 허훈(180cm, G)과 최준용(200cm, F)의 이탈은 KCC한테 더 크게 다가왔다. 두 선수 모두 ‘게임 체인저’를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CC는 1라운드 한때 4연승을 질주했다. 허웅(185cm, G)의 해결 능력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그렇지만 백업 자원들의 힘도 컸다. 이들은 허훈과 최준용의 빈자리를 잘 메웠다.
특히, 장재석은 버티는 수비와 박스 아웃을 잘했다. 장재석의 수비는 숀 롱(208cm, C)의 약점까지 최소화했다. 송교창(199cm, F)도 “(장)재석이 형이 수비 역할을 많이 받았다. 재석이 형이 있어서, 나도 내 수비에 집중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KCC는 4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안양 정관장을 상대한다. A매치 브레이크 후 첫 경기를 치른다. 장재석의 수비 비중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송교창과 최준용 모두 ‘홈 3연전 결장’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 Part.1 : 숀 롱 때문에...
장재석의 첫 번째 매치업은 김경원(198cm, C)이었다. 김경원은 정통 빅맨에 가까운 선수. 그렇기 때문에, 장재석과 김경원의 상성이 엇갈리지 않는다. 다만, 숀 롱과 조니 오브라이언트(204cm, C)의 스타일이 다르다. 그래서 장재석은 도움수비를 어느 정도 생각해야 했다.
숀 롱이 오브라이언트의 미드-레인지 점퍼를 제대로 견제하지 않았다. 하지만 장재석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경원의 백 다운과 몸싸움을 잘 견뎠다. 또, 김경원의 긴 윙 스팬을 잘 저지했다.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
숀 롱이 골밑 득점을 놓쳤다. 백 코트하지 못했다. 장재석이 오브라이언트를 막아야 했다. 그렇지만 속도 붙은 오브라이언트를 막지 못했다. 오브라이언트에게 골밑 득점을 내줬다. 바스켓카운트를 내주지 않은 게 위안거리였다.
숀 롱의 수비 기여도가 확 떨어졌다. 장재석이 오브라이언트와 김경원 모두 신경 써야 했다. 그러나 두 선수의 연계 플레이를 막지 못했다. 오브라이언트와 김경원의 패스 동선을 선점했음에도, 실점하고 말았다.
장재석은 1쿼터 종료 2분 15초 전 김경원의 3번째 파울을 이끌었다. 한승희(197cm, F)와 매치업됐다. 수비 전략을 바꿔야 했다. 한승희는 김경원보다 긴 슈팅 거리를 지닌 빅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KCC 벤치도 선수를 교체했다. 장재석 대신 윌리엄 나바로(193cm, F)를 투입했다.
# Part.2 : 공격의 악영향+느린 속도
KCC는 14-24로 2쿼터를 시작했다. 드완 에르난데스(208cm, C)와 나바로가 프론트 코트진을 형성했다. 그러나 이들의 수비 합은 너무 엉성했다. 또, 공수 전환 속도 역시 빠르지 않았다. 이로 인해, KCC는 2쿼터 시작 2분 18초 만에 16-35까지 밀렸다. 이를 지켜본 이상민 KCC 감독은 장재석과 숀 롱을 같이 투입했다.
공격 합이 전혀 맞지 않았다. 의도치 않은 1대1 공격이 많았다. 장재석도 마찬가지였다. 강점이 아닌 미드-레인지 공격을 많이 했다. 이는 정관장 속공의 시작점으로 변모했다. 백 코트하지 못한 KCC는 속공 3점을 허용. 2쿼터 시작 4분 16초 만에 16-38로 밀렸다. 이상민 KCC 감독이 전반전 마지막 타임 아웃을 사용해야 했다.
KCC의 백 코트는 계속 늦었다. 장재석도 한 쪽을 포기해야 했다. 한승희의 3점을 포기하기로 했다. 운이 따랐다. 한승희가 앨리웁 패스를 선택했고, 한승희의 앨리웁 패스가 어림없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다만, 장재석은 근성을 낮추지 않았다. 수비 리바운드를 착실히 잡았고, 변준형(188cm, G)의 돌파를 블록슛했다. 장재석의 수비와 리바운드가 KCC의 얼리 오펜스로 연결됐고, 김동현(190cm, G)이 이를 3점으로 마무리했다. 정관장의 전반전 마지막 타임 아웃을 이끌었다.
KCC는 2쿼터 종료 14.6초 전 장재석을 벤치로 불렀다. 윤기찬(194cm, F)을 대신 투입했다. 정관장의 3점을 제어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KCC 수비가 오른쪽 코너에 있는 렌즈 아반도(188cm, F)를 놓쳤다. 아반도에게 코너 3점을 허용. 29-48로 전반전을 마쳤다.

# Part.3 : 높아진 에너지 레벨+빨라진 반응 속도
숀 롱이 정관장 2대2 집중 타겟이었다. 숀 롱이 수비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장재석은 페인트 존을 더 단단히 걸어잠궈야 했다.
하지만 숀 롱의 의지가 생각보다 강했다. 숀 롱이 활기를 찾았기에, 나머지 선수들의 움직임도 좋았다. 장재석도 정관장의 패스 경로를 쉽게 예측했다. 정관장의 패스를 가로챈 후, 코스트 투 코스트(수비 진영에서 공격 진영까지 질주). 추격 점수를 만들었다.
KCC 앞선 2명이 정관장 진영부터 수비를 했다. 수비 진영에서도 로테이션 속도를 끌어올렸다. 정관장의 턴오버를 연달아 유도했다. 그 후 빠르게 득점. 3쿼터 종료 4분 50초 전 42-53을 기록했다.
그러나 주축 자원들의 에너지 레벨이 확 떨어졌다. 수비 균열이 다시 발생했다. 특히, 숀 롱이 2대2 수비를 위해 3점 라인 밖으로 나갈 때, 장재석이 더 넓은 지역을 커버해야 했다. 혹은 여러 명의 정관장 선수를 혼자 막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재석은 림 근처를 잘 지켰다. 정관장의 어떤 패턴에든 빠르게 반응했다. 장재석의 그런 움직임이 KCC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KCC가 갈 길은 여전히 멀었다. 47-61로 3쿼터를 마쳤다.
# Part.4 : 사력을 다한 수비
장재석은 3쿼터까지 26분 2초를 뛰었다. 출전 시간 내내 몸싸움과 공수 전환을 했다. 또, 장재석은 현재 만 34세. 장재석의 체력은 더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재석은 4쿼터 초반에도 높은 에너지 레벨을 보여줬다. 골밑으로 향하는 정관장의 공격을 필사적으로 막았다. 장재석이 안쪽을 지켰기에, 나머지 선수들이 자기 매치업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수비를 해낸 KCC는 4쿼터 시작 3분 40초 만에 57-65를 기록했다.
KCC의 기세는 더 강렬해졌다. 경기 종료 1분 30초 전에는 70-72까지 추격했다. 역전 가능성을 더 끌어올렸다.
하지만 KCC는 72-77로 패했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장재석은 고개를 들 수 없었다. 17점 7리바운드(공격 1) 1어시스트에 1개의 스틸과 1개의 블록슛, 1개의 디플렉션과 1개의 스크린어시스트로 경기를 마쳤다. 공수 모두 제 몫을 다했다.
유도훈 정관장 감독도 경기 종료 후 “(한)승희와 (김)경원이가 나름 열심히 해줬다. 그렇지만 KCC가 이들을 강하게 견제하지 않는다. 다른 선수에게 도움수비를 간다. 두 선수가 이걸 극복하지 못했다”라며 장재석의 역량을 간접적으로 칭찬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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