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에 쏟아진 5만원권... 돈다발 쥔 시민들, 경찰에게 갔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5만원권 지폐가 도로에 뿌려져, 이를 주워 경찰에 돌려줬다는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일 한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세상에 이런 일이, 바닥에 5만원이 있길래 보니까 차도에 5만원권이 엄청났다”며 “보니까 전체가 다 5만원권이었다”는 글이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뭐에 홀린 듯 차도에 들어가서 막 주웠다”며 “차들도 다 멈춰서 기다려줬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길바닥에 다량의 5만원권이 흩어져 있고, 이를 줍는 시민들 모습과 경찰이 현금을 회수하는 장면까지 담겼다. A씨 역시 자신이 주운 5만원권을 모두 경찰에 반납했다고 했다. 그는 “누가 버스에서 뿌렸다고 한다. 차 안에 계신 운전자분이 경찰관분께 ‘저 뒤쪽에 훨씬 많아요!’라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2일 중구 을지로4가 부근에서 벌어졌다. 다만 게시글에서처럼 누군가 버스 안에서 현금을 뿌린 것은 아니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이 실수로 1000만원이 넘는 돈을 흘린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시민은 범죄 혐의점이 없어 귀가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량의 현금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소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2월에는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 B씨가 베란다에서 카펫을 털다 650만원을 실수로 떨어뜨려 소동이 벌어졌다. 아파트 주민과 경비원이 떨어진 돈 가운데 580만원을 주워 B씨에게 돌려줬지만, 70만원은 끝내 회수되지 않았다. 2020년 10월에는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 C씨가 홧김에 5만원권 120장(600만원)을 고층에서 창밖으로 집어던지는 일도 있었다.
타인이 실수로 흘린 돈을 가져가면 ‘점유이탈물 횡령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형법 제360조는 유실물·표류물 또는 타인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을 횡령한 자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인이 돈을 일부러 버린 경우에는 주워 가도 법적 처벌을 받지 않는다. 다만 돈을 뿌린 행위에 공공질서를 해칠 의도가 있었다면, 그 돈을 뿌린 사람은 별도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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