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밖은 춥다?… 신경 쓰지 말고 날 위해 사세요[포토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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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성대로 살고 싶지 않았어요."
7년간 PM(Product Manager)으로 근무해 온 박혜영(37) 씨는 지난해 5월 고액 연봉의 직장을 과감히 퇴사하고 요가 강사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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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 = 백동현 기자 100east@munhwa.com
“관성대로 살고 싶지 않았어요.”
7년간 PM(Product Manager)으로 근무해 온 박혜영(37) 씨는 지난해 5월 고액 연봉의 직장을 과감히 퇴사하고 요가 강사로 변신했다. “어려서부터 공부 잘하고 말 잘 듣는 착한 아이였어요. 남들 하는 것처럼 좋은 대학에 들어가 좋은 회사에 취직하는 일이 옳은 줄만 알았죠. 그렇게 사는 것이 옳은 삶이라 생각했고, 제가 진짜 하고 싶어 하는 일에 대한 고민을 했던 기억이 별로 없었어요.” 그렇게 취직한 회사에서 밤낮없이 일하며 지쳐가던 그녀는 워케이션으로 떠난 발리에서 우연히 요가를 처음 접했다.
발리 섬 안에 요가로 유명한 우붓(Ubud) 지구에서 만난 러시아 친구를 따라 일일 체험 요가를 접한 후에 관심이 많아져 워케이션 기간 내내 요가를 배웠다. 처음엔 신기하기만 했던 요가의 매력에 푹 빠진 박 씨는 요가의 매력에 대해 “의식의 방향이 온전히 나를 향하는 시간”이라 말한다. 외부의 시선을 의식하며 외부의 기준에 맞춰 바쁘게 살았던 지난날과 달리 의식의 시선이 스스로에게 향하자,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자문하게 되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고민 끝에 억대 연봉을 포기하는 선택을 내리게 된다.



“처음엔 테헤란로 한복판에 제 자리 하나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뻤어요. 차곡차곡 쌓여가는 월급과 성큼성큼 오르는 연봉에 취할 때 즈음, 업계 특성상 유난히 성장을 강조하는 문화에 치여 조금이라도 뒤처지면 완전히 낙오될 것 같은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여기에 더해 업무 만족도는 높았으나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날이 없었어요. 감기 바이러스가 결막염까지 이어진 날에도 쉬지 못하고 말 그대로 눈물 흘리며 일했던 날도 있었어요. 나이 40이 되기 전에 조직이 아닌 온전히 나를 위한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관성대로 살다 보면 후회하게 될 것 같아 큰 도전을 결심했어요.” 용기 있게 퇴사하고 시작한 요가 강사의 길은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수강생으로부터 좋지 못한 피드백을 받기라도 한 날이면 심리적으로 힘들었고,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10분의 1 수준으로 수입이 줄어든 상태에서 박 씨는 PM 강사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며 회사 밖 생활에 연착륙하고 있다.



PM 경력이 요가 강사 업무에 도움이 되기도 했다. 수강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던 중 무작정 유입을 늘리기보다 Retention(재방문율)을 잡는 데 집중하기 위해, 요가 수강생 ‘서포터즈’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와 동시에 수업마다 변동하는 수강생 변화 추이를 추적하며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한 결과, 주말 수업만 있던 과정을 평일까지 늘리는 등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요가 지도자 과정에서 알게 된 마음 맞는 두 명의 강사와 함께 ‘작두콩 요가’라는 이름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최근 퇴사를 앞두고 고민하는 직장인을 상대로 컨설팅 수업을 계획하고 있는 박 씨의 꿈은 이제 갓 시작됐다. “회사 밖은 춥다는 등의 주변의 말들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줘요. 내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해줘요.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고 작은 실행들을 해나가다 보면 조금씩 길이 열리곤 하더라고요.”

백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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